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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f-millionaire

[구정이후-재특집]팍스 아메리카나의 시작은 군사이상으로 대중문화였다...

 

 

 K팝, 유행 넘어 문화로... 냉소적이던 NYT도 "압도적"

 ['코리안 쿨' 제3 한류 뜬다][3] 끊임없이 진화하는 K팝
 NYT "아이돌 음악 美서 시작됐지만 한국이 완성"
 유튜브 영상에 익숙한 10代들 K팝 칼群舞·화려한 패션에 매료
 K팝을 많이 듣는 사람일수록 한국을 선진국이라고 생각

 

 "남는 표 없나요?"

 지난 10일 미국 댈러스시(市) 버라이즌극장 앞에서 한 무리의 10대 미국인 소녀들이 울고 있었다. 한국 9인조 남성 그룹 엑소(EXO)의 첫 미국 공연 표를 구하지 못한 이들이었다. "마이애미에서 왔다. 취소 표나 빈자리가 나오면 꼭 내게 달라"고 애원하기도 했다. 엑소는 이날부터 뉴욕, LA 등 북미 5개 도시 투어를 시작했다.

 

 티켓 5만장은 일찌감치 매진됐고 80달러(약 8만원)짜리 티켓은 경매 사이트에서 30만원 넘는 가격에 거래됐다. 작년 10월부터 애너하임 등 북중미 6개 도시에서 열린 빅뱅 투어엔 8만7000명이 몰렸다.

 

 

 

 K팝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이 작년 10~12월 중국·미국·브라질 등 14개국 6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류 실태 조사'에서 '한국'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 1위는 K팝(20.1%)으로 한식(12.1%)과 IT산업(9.7%)보다 훨씬 높았다. 아이돌 중심의 K팝, 그 끈질긴 생명력의 비밀은 무엇일까.

 ◇수출까지 되는 가수 육성 시스템

 "자동차는 미국서 만들었지만 이젠 한국이 더 좋은 자동차를 만들 수 있는 것처럼 아이돌 음악도 미국에서 먼저 시작했지만 한국이 완성시켰다."

 작년 10월 미국 뉴욕타임스는 '빅뱅'의 북미 투어 콘서트 리뷰에서 '압도적인 공연(overwhelming K-pop carnival)'이었다며 K팝을 이렇게 평했다. K팝 중심엔 아이돌 댄스 음악이 있다. 외모와 재능을 갖춘 10대 연습생을 뽑아 3~5년간 훈련시켜 완벽한 군무(群舞)와 노래를 소화하는 가수로 길러내는 역량이 핵심 경쟁력이다.

 

 K팝 축제 KCON(K콘서트)을 총괄하는 CJ E&M 신형관 상무는 "아이돌 시스템은 일본에서 시작됐지만 한국에서 급속히 발전시켰다"고 했다.

 

 

작년 12월 중국 홍콩에서 열린 K팝 댄스대회. 이곳에서 한국의 아이돌 가수 춤을 잘 따라 하는 10대들은 각종 축제에 돈을 받고 공연하고 매니저가 따로 있을 정도다. /CJ E&M 제공

 이런 시스템은 장기간 전속 계약이 필수다. '노예 계약'이란 비판도 있지만, 신 상무는 "장기 전속 계약이 없었다면 '칼군무'를 소화하는 가수를 길러내는 시스템을 정착시킬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가수 육성 체제는 수출까지 되고 있다.

 작년 미국서 데뷔한 남성 5인조 그룹 'EXP'나 브라질의 '챔스(Champs)'는 모두 현지인들로 이뤄진 그룹이다. 한국 아이돌 같은 트레이닝을 거쳤고, 제작자들까지 "한국 K팝 육성 시스템을 그대로 본떴다"고 밝히면서 NBC 등 현지 언론의 관심을 끌었다.

 ◇ 서양 팝의 틈새시장을 공략한다

 "K팝 이전엔 유튜브 영상에 익숙한 10대가 즐길 만한 음악이 없었다. K팝이 그 틈새를 파고들었다." 빌보드지(誌)의 분석처럼 영미권이나 유럽 음악의 주류인 록, 재즈는 20대 중반 이상의 성인들이 주 소비층이다. 반면 K팝의 주 소비층은 10·20대 초반이다. 빌보드지 재니스 민 편집장은 "화려한 패션과 멋진 춤에 매혹되는 10대에게 K팝은 딱 맞는 음악"이라고 했다.

 K팝의 특징은 곧 '멋지다(cool)'는 이미지로 이어진다. 한류 실태 조사에 따르면 K팝을 듣는 이유로 "가수들의 뛰어난 댄스와 퍼포먼스", "가수들의 매력적인 외모"란 응답이 1, 2위였다. K팝을 많이 듣는 사람일수록 '한국은 경제 선진국'이라고 생각했다.

 ◇ IT와 모바일을 결합한 마케팅

 트위터, 웨이보 같은 SNS를 적극 활용하고, 스마트폰 앱을 동원해 마케팅을 하는 노하우도 한국 연예 기획사들의 강점이다. 전 세계 어디서나 스타들이 '1인 방송'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는 'V앱', 아이돌을 주연으로 내세운 웹 드라마를 제작해 유튜브 등을 통해 무료로 유통하는 것이 대표 사례다. 세계 어디서나 K팝 동호회가 자랄 수 있는 토대다.

작년 12월 홍콩 시내 대형 쇼핑몰 '플라자할리우드'에서는 'K팝 커버댄스' 대회가 열렸다.

 

 10·20대 홍콩 젊은이들로 구성된 20여 개 팀이 참가했다. 혼와(漢華)중학교 비비안 민(14)은 "교내에서 한국 아이돌의 춤과 노래를 잘 따라 하는 아이들은 스타 대접을 받는다"고 했다. 세계한류학회 캐나다지부장 밀리 크라이튼 브리티시컬럼비아대 교수는 "K팝 고정 팬층이 형성되면서 일시적 유행 단계를 지나 하나의 문화로 뿌리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코리안 쿨
 유니 홍 지음 | 원더박스 | 320쪽 | 1만4800원

 저자는 미국에서 유년시절을 보내고 한국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저널리스트이자 작가다. 전액 장학생으로 예일대 철학과를 졸업한 뒤 파이낸셜타임스,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유력 매체에 기고했다. 1980년대에서 1990년대 한국의 촌스러움을 생생하게 기억하는 저자가 어느 날 거대하게 부상한 ‘쿨한 나라 코리아’를 발견하고 그 탄생과 성장 과정을 추적해 쓴 책이다.

 

 한국 대중문화 산업 종사자와 정부 관계자, 문화 평론가와 학자를 집중 취재한 결과를 버무려 한류의 오늘을 돌아본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