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 변화에 가장 민감한 것이 증시다. 중국의 경제 위기, 즉 중국 경제가 피크아웃했다면 돈이 가장 먼저 도망간다. 한 투자자가 중국 난징의 증권사 게시판을 바라보고 있다.
2014년 이후 지난해까지 중국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은 매년 순증가했다. 지난 1월에는 월별 기준 자금 유입으로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 앞을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미국 전기차 1위 기업 테슬라는 미국의 6배 시장인 중국 전기차 시장을 탐내고 있다. 사진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공개한 중국 상하이 공장 100만대 생산 기념 사진.
미치게 하는 것은 전혀 공산주의 국가가 아닌것 같은 중국이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성장모델의 교과서를 주요 반도체/전기차 시장에서 차분히 국산화 대체를 하면서 보여주고 있다는 것..
https://samsongeko1.tistory.com/12366
제약/바이오 전문가 회색늑대와 2차전지/전기차 전문가 아이오닉등 두 제자의 스승인 저도 14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미국암학회보다는 18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상하이모터쇼에 더 관심
[전 병서의 중국 경제 다시보기(2)] 서방세계가 중국에 헛발질하는 진짜 이유...
‘차이나 런’은 레토릭, 글로벌 자금은 오히려 ‘차이나 러시’
중국의 지난해 외국인직접투자 1891억 달러로 사상 최대...
2014년 이후 중국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도 매년 순증가...
중국이 지난해 중국공산당 당대회 이후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을 계기로 서방세계로부터 받은 선물은 ‘피크 차이나(Peak China)’와 ‘차이나 런(China Run)’이었다.
중국의 성장은 끝났고, 그간 누적된 문제로 중국 경제가 꼭지를 찍고 내려갈 일만 남았다는 것이다. 아울러 1당 독재에 이은 1인 독재까지 더해지면 필연적으로 부패의 늪에 빠지기 때문에 중국에서 빨리 돈을 빼는 것이 정답이라는 주장이다.
중국에서 경쟁력이 약해진 한국 전통기업들이 줄줄이 퇴출되면서 중국 경제가 한계점에 도달했고, 빠른 ‘탈(脫)중국’이 정답이라는 분위기가 한국 사회에 넘쳐나고 있다. 그런데 중국에서 돈을 빼는 차이나 런은 정말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2018년 미·중 무역전쟁 이후 팩트 체크를 해보면 서방세계의 입과 행동은 정반대였다. 탈중국과 차이나 런은 정치·외교적 레토릭일 뿐 서방세계 돈은 오히려 ‘차이나 러시(China Rush)’ 상황이다.
중국의 지난해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사상 최대인 1891억 달러로, 전년 대비 9% 증가했다. 미·중이 무역전쟁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2019년 이후 서방세계의 대중국 직접투자는 줄어든 적이 없었다.
기업의 탈중국이 이어지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넘쳐났지만 팩트는 달랐다.
정치·경제 변화에 가장 민감한 것이 증시다. 중국 증시는 2014년부터 외국인에게 개방됐다. 외국인 투자가들은 중국 증시에서 중국 주식을 사고 판다. 중국의 경제 위기, 즉 중국 경제가 피크아웃했다면 돈이 가장 먼저 도망간다.
2014년 이후 지난해까지 중국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은 매년 순증가했다. 순유출된 적이 없다. 지난 1월에는 월별 기준 자금 유입으로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월 기준 역대 최대 자금 유입은 2021년 12월의 890억 위안(약 17조원)이었는데, 지난 1월 1413억 위안(약 27조원)이 순유입돼 사상 최고치를 넘어선 것이다. 중국 증시에는 올해 들어 3월까지 누적 1866억 위안(약 36조원)이 순유입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순유입액 900억 위안(약 17조원)의 2배가 넘는 금액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보복관세로 시작된 미·중 무역전쟁을 기점으로 미국이 중국과 디커플링을 선언하면서 탈중국이 정답인 것처럼 돼 있다. 하지만 이것도 제대로 된 팩트 체크가 필요하다. 미국은 정말 탈중국하고 있을까?
미국은 정말 ‘탈(脫)중국’하고 있나...
2018년 이후 미·중 간 무역 규모는 2019년에만 소폭 감소했을 뿐 2020년 이후 3년 연속 증가했다. 지난해 미·중 무역 거래는 7594억 달러(약 998조원)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국의 대미 무역 흑자 역시 지난해 4041억 달러(약 531조원)로 최고치를 경신했고, 2018년 대비 808억 달러(약 106조원) 늘었다. 같은 기간 중국 전체 무역 흑자도 5267억 달러(약 692조원) 증가했다.
아이러니지만 미국은 탈중국을 입으로만 하고 있고, 정작 중국이 ‘탈미국’하고 있다.
중국의 대미 무역 의존도는 2018년 14%에서 지난해 12%로 낮아졌다. 지난해 중국 무역 흑자는 8776억 달러(약 1154조원)로 사상 최대였지만, 대미 무역 흑자 비율은 92%에서 46%로 낮아졌다.
중국은 외환보유고 중 3분의 1 정도를 미국 국채로 채우고 있었다. 그러나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된 2018년 이후 내리 5년간 미국채 보유를 줄였다.
중국은 2018년 1월 1조1700억 달러(약 1539조원)의 세계 최대 미국채 보유국이었지만, 지속적으로 미국채를 매각해 지난해 12월 말에는 8700억 달러(약 1144조원)로 3년간 3000억 달러(약 395조원)를 줄였다.
지난해 말 기준 세계 최대 미국채 보유국은 1조700억 달러(약 1407조원)의 일본이다. 미국은 말로는 탈중국을 외치고 있지만 실제로는 가성비 좋은 중국 상품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바로 ‘월마트 효과’다. 미국 최대 슈퍼마켓인 월마트에서 파는 물건의 46%가 ‘메이드 인 차이나’다. 3억2000만 명의 거대한 인구가 쓰는 일상용품을 세계 최저가로 공급하는 나라는 여전히 중국밖에 없기 때문이다.
동남아가 새로운 제조업 생산기지로 부상하고 있지만 40여 년간 구축된 중국 제조업 생태계를 붕괴시키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분노의 눈은 5000개가 있어도 진짜 실체를 볼 수 없다. 지금 한국이 중국을 보는 관점에서는 감정을 빼고 보는 것이 중요하다. 정말 중국이 위기라면, 가만둬도 망할 나라를 미국이 대통령부터 국회, 정부가 모두 나서서 난리칠 이유가 있을까?
패권이 어디로 가는지는 황금에게 물어보고, 세상이 어디로 향하는지는 돈에게 물어보면 된다. 주먹이 부르면 마지못해 끌려가지만 돈이 부르면 득달같이 달려가는 것이 세상 이치다. 법보다는 주먹이고, 목구멍이 포도청이다.
돈은 낮은 데서 높은 데로 흐른다...
미국이 2020년 반도체 공급 부족 관련 대책 회의를 한다며 세계 반도체·자동차업체를 대상으로 회의를 소집하자 모두들 떨떠름한 느낌으로 참석했다.
그런데 올해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해방 기념으로 ‘중국발전고위급포럼’을 개최하면서 글로벌 100대 기업을 초대하자 모두들 득달같이 달려갔다. 미·중이 반도체 전쟁 중인 상황에서도 인텔, 삼성, 퀄컴등
세계 반도체 대표 기업 회장들이 모두 몰려갔다.
기술은 시장이 있어야 산다. 시장에서 돈을 벌기 때문이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34%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 중국을 버리기 어렵다는 얘기다. 당대 최고의 경영자로 손꼽히는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중국을 자주 방문한다.
리창 총리와 면담하고, 상하이 기가팩토리 확장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애플이 중국에서 공장을 빼면 수백만 명의 실업자가 생겨 중국 경제에 한방을 먹일 수 있는데도 애플은 공장을 철수할 생각이 없다. 오히려 중국에서 용비어천가를 부르고 있다.
한국은 미국 전기차 시장과 배터리 시장을 먹겠다고 난리지만, 정작 현지 1위 테슬라는 미국의 6배 시장인 중국 전기차 시장을 탐내고 있다. 애플의 팀쿡이 올해 중국발전고위급포럼에서 용비어천가를 부른 이유는 중국이 좋아서가 아니다.
공장은 당장 인도나 베트남으로 옮길 수 있다. 그러나 15년 이상의 투자를 통해 구축한 애플 스마트폰의 생태계는 옮겨갈 수 없다. 5G를 넘어 6G 시대에도 세계 최대 휴대폰 시장은 중국이다.
정부 정책에 정면으로 반하는 데도 주주 이익 극대화를 목숨처럼 여기는 미국 경영자들의 묘한 행태다. 정부 정책이 이길지, 기업의 동물적 감각이 이길지는 두고 봐야 한다. 증시는 리스크를 싫어하는 세상에서 가장 민감한 동물이다.
세상의 변화는 증시에 모두 녹아 있다. 증시는 대통령 선거나 유가전쟁, 국제 관계에서 승자와 패자를 가려낸다. 물은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흐르지만 돈은 반대다. 성장률이 낮은 데서 높은 데로 간다.
올해 세계 주요국 성장률을 보면 전년 대비 성장률이 더 높은 나라는 중국이 유일하다. 돈은 정확히 성장률을 공략하고 있다.
서방은 중국 위기론을 계속 얘기하는데도, 서방 스마트 머니들은 지난해 11월 이후 중국 증시에 돈을 퍼 넣고 있다. 항상 그렇지만 투자 세계에서는 ‘동(銅)박사’와 ‘전(錢)박사’가 최고 박사다. 실물과 금융 경기 변화는 구리와 돈이 가장 먼저 안다.
투자 세계에서 경기가 최악일 때는 역으로 최고의 타이밍이라는 뜻이다.
미국에서 ‘루비니 교수’가 등장하면 저점은 이미 지났다는 말이 있다. 어둠의 예언자들은 경기가 하강할 때는 아무 소리 안 하고 있다가 경기가 바닥 근처일 때 비관적 전망을 쏟아낸다. 언론은 이를 확대 재생산해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다.
하지만 이미 그럴 때는 바닥을 지난 상황이다. 어둠의 예언자들의 과거 예측을 보면 모두 뒷북이고, 버스 떠난 뒤 나팔 분 것임을 알 수 있다. 미국이든 한국이든 간에 비관론자들이 득실득실하다. 바로 바닥의 신호다.
‘스마트 머니’는 왜 중국으로 몰릴까...
2020년 이후 세계 경기는 균(菌)이 좌우하는 경기다. 코로나19 균을 빨리 안정시킨 나라는 경기도 급속도로 회복됐다. 그 속도는 중국이 가장 빨랐고, 미국이 가장 늦다.
지금 세계 경기 주기상에서 보면 중국은 바닥을 탈출하고 있다. 반면 미국과 유럽, 한국은 저점을 향하고 있다. ‘전박사님’은 이를 놓치지 않는다.
동박사의 예측력이 높은 이유는 구리는 전기가 필요한 모든 공업 제품의 원자재이기 때문이다. 최종 제품의 작은 수급 변화에도 동 가격은 민감하게 반응한다. 구리 가격을 보면 저점에서 반등하고 있다.
세계에서 구리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글로벌 공장’ 중국의 경기 회복을 선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2020년 3월 t당 3만9460위안(약 753만원)까지 떨어졌던 동 가격은 4월 기준 6만9535위안(약 1326만원)까지 뛰어올랐다.
둘째는 금리다. 자산 가격과 금리는 역상관 관계다.
미국은 금리를 올리고 있고, 중국은 내리는 중이다. 미국은 인플레 압력으로 금리를 올리지만, 중국은 먼저 통화 긴축을 했다. 부동산 경기 하강과 코로나19 봉쇄로 소비자물가가 1%대여서 오히려 디플레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돈을 풀면 죽은 고양이도 튀어 오른다. 100년 만에 가장 많은 돈을 풀었던 미국은 인플레 압력이 커지자 역대 가장 빠른 속도로 통화량을 줄이고 있다.
반면 중국은 물가 안정과 선 통화 긴축 정책으로 통화량을 늘리고 있다. 위안화 환율 역시 다시 절상 추세로 들어가고 있어서 중국의 외자 유입과 수입 가격 하락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돈은 거지를 싫어한다. 돈은 돈이 모이는 곳을 좋아한다. 중국은 무역수지가 사상 최대다. 외환 보유고도 다시 증가하고 있다. 외환 보유고 증가는 결국 위안화 통화 증발로 이어지기 때문에 투자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한다.
한국만 중국서 고전하는 이유 따져봐야...
지난해 중국공산당 20차 당대회에서 시진핑계가 7명의 상무위원 자리를 싹쓸이했다. 서방세계에서 중국이 1당 독재, 1인 독재 체제가 되면서 ‘마오 때의 폐쇄 경제 시대’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넘치는 이유다.
그러나 72쪽에 달하는 당대회 보고문건 어디에도 폐쇄 경제로 회귀한다는 얘기는 없다. 세계 1위 무역 대국이 다시 폐쇄 경제로 돌아간다는 것은 스스로 무덤을 파는 일이다.
서방세계는 중국 경제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시진핑 3기 시대 폐쇄 경제 회귀설을 계속 쏟아내고 있는 것일 뿐이다. 한국은 중국과 일본만 만나면 냉정한 이성보다는 감정이 앞선다.
그러나 돈을 앞에 두고는 상대를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감정에 휩싸이면 사리 판단력이 흐려지기 때문이다. 한국은 중국과 이웃하고, 중국을 가장 큰 거래선으로 두고도 중국을 잘 모른다.
잘 나갔던 한국 자동차와 휴대폰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 0~1%대로 추락한 것이 중국 시장 문제인지 한국의 기술, 가격, 마케팅 경쟁력의 문제인지를 냉정하게 분석해야 한다.
중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과 독일, 일본계 자동차 회사들은 건재한 반면 한국 자동차 점유율만 급락했다. 세계 2위 휴대폰기업인 애플 역시 중국 시장 점유율은 견조하다.
중국은 1인당 소득이 1만2000달러(약 1575만원)지만, 이는 14억 인구를 줄 세웠을 때 7억등인 사람의 소득 수준이다. 상위 5000만 명, 1억등하는 이들의 소득 수준은 미국에 버금가는 상황이다.
중국에는 포천 500대 기업이 모두 들어와 있다. 중국 기업은 이들 기업과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을 시작해 기술력을 높였고, 경쟁력을 올렸다. 중국 시장은 지금 모든 제품에 있어 금·은·동메달만 살아남는 올림픽경기장이다.
코로나19 이전 중국의 연간 해외 관광객 수는 1억6000만 명이었다. 중국 관광객들은 세계 모든 관광지 면세점과 명품점에서 쇼핑하면서 ‘메이드 인 코리아’가 글로벌 면세점 등에 없다는 점을 알아차렸다.
중국에는 이미 싼 것을 찾던 가성비의 시대는 갔고,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 비율)의 시대가 왔다. 중국이 브랜드와 명품에 목숨 거는 나라로 변신했지만, 여전히 우리는 6년 전 한류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중국 소비자는 가성비 시대의 한류를 잊은 지 오래다.
전 세계 명품 35%를 사들이고 글로벌 벤츠의 36%를 소비하는 나라가 지금 중국이다. 세계에서 전기차, 노트북, 휴대폰, 디지털TV를 가장 많이 사는 나라가 중국이다. 이런 나라를 하루 빨리 떠나야 한다고 하는 것이 과연 맞는 말일까?
중국 상황 정확히 체크하고 냉정하게 판단해야...
지금 한국 양대 첨단 산업의 주요 소재 공급국도 중국이다.
중국은 반도체 산업의 기초 소재인 실리콘의 72%를 공급한다. 배터리 산업에서도 기초 소재인 리튬 공급의 59%를 차지하는 나라가 중국이고, 한국의 대중국 리튬 수입 비율은 81%나 된다.
우리는 경제 문제에 있어서는 중국을 냉정하게 봐야 한다. 어설픈 미국발 차이나 런에 동조하기보다는 중국의 실력을 정확히 평가하고 실리를 제대로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
대불황은 생산 기반 붕괴와 금융 시스템 붕괴가 같이 이뤄졌을 때 나온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19 불황에서 생산 기반이나 금융 시스템이 완전히 붕괴된 나라는 없었다. 감염 공포에 따른 이동 제한이 공급망에 차질을 가져왔을 뿐이다.
코로나19의 위력을 과대평가한 나라와 과소평가한 나라의 정책 헛발질과 균마저도 정치적 수단으로 쓴 정치인들이 만든 상황 오판의 저주다. 이번 세계 경기 회복 사이클에서는 미국이 아닌 중국을 봐야 한다.
중국이 경기 회복의 선두에 서 있기 때문이다. 만리장성 담장 안에서 보면 갑갑하지만, 아시아 상공에서 인공위성으로 보면 중국이 잘 보인다. 한국도 증권 시장 개방 이후 수없이 많이 경험한 현상이 있다.
외국인이 돈 싸 들고 몰려오면 시차를 두고 국내 기관이 따라 가고, 맨 나중에 개미들과 주린이(주식+어린이)들이 쫓아가 피크를 만든다. 그간 외국인 스마트 머니는 항상 정확했다.
주가는 ‘걱정의 벽’을 타고 오르고 낙관 속에서 마무리된다. 투자 세계에서는 어제 한 말을 오늘 홀랑 뒤집는 정치인들의 레토릭을 반복하는 것이 의미 없다. 정치와 실리는 구분해서 봐야 한다.
차이나 런 같은 정치색 짙은 용어에 너무 과도하게 빠질 필요가 없다. 중국의 상황을 정확히 체크하고 냉정하게 판단하면 된다. 대폭락, 대불황이라는 말을 달고 사는 어둠의 자식들이 넘쳐날 때가 최고의 투자 신호다.
차 지나가고 나팔 부는 비관론자들의 말폭탄에 공포를 느낄 필요가 없다. 외국인 자금이 중국 증시로 몰리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 경기, 금리, 통화, 환율 모두 중국에 투자하는 데 있어 나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월 2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대국민 단배식(단체 새해 인사) 연설에서 “우리는 안정 속 성장을 견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진핑 3기의 시작인 2023년 중국 경제를 안정적 성장 최우선 기조로 운용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한 것으로 풀이됐다.
피크 차이나론의 근거는 인구 감소 등에 따른 성장 둔화다. 그러나 이는 과장이다. 중국의 출산율은 한국, 일본, 영국보다 높고 미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사진은 1월 17일 중국 푸양시에서 출생한 아이의 모습.
지난해 11월 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회담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왼쪽)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숄츠 총리는 시 주석의 세 번째 연임이 확정된 후 중국을 방문한 첫 서방 지도자다. 독일은 중국과 경제 협력을 강화했다.
이미 30%를 넘어 40%로 달려가는 거대 내수시장을 가지고 있는 왕서방들의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 이제서야 전기차에 집중하겠다는 양키 코쟁이들... 근데 미국편에 스란다
[전 병서의 중국 경제 다시보기(1)] ‘피크 차이나(peak china)론’은 사실일까
절대 성장률 아닌 상대 성장률 따져봐야...
중국의 상대 성장률은 세계 평균보다 2배 이상 높아... GDP 2031년에 미국 추월 예상
한국은 명분은 미국에서, 실리는 중국에서 챙기는 명미실중(名美實中) 외교 제대로 해야
서방은 중국이 경제 성장 목표로 9% 성장은 반드시 지킨다고 했다가 8%, 6%, 5.5%, 5%로 성장률 목표를 계속 낮춘 것을 두고, 중국 정부의 정책 실패 혹은 능력의 한계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판단이다.
중국은 국유 기업 매출이 국내총생산(GDP)의 63%를 차지하는 공유 경제다. 공유 경제에서 기업의 목적은 이익 극대화가 아니다.
따라서 중국 GDP는 서방 세계의 GDP와 다르게 해석해야 한다. 사회주의 공유 경제에서는 고용이 가장 중요하다. 중국 경제의 중추를 차지하는 국유 기업이 주도하는 중국 GDP는 고용지표라고 보는 것이 좋다.
중국의 2023년 GDP는 2003년 GDP의 12배, 2013년 GDP의 2배다. 2023년의 GDP 1%는 2003년의 12%와 맞먹는 규모다. 중국의 성장률 목표 하향은 중국의 산업 구조 고도화로 GDP 1%당 고용유발계수가 높아졌기 때문이고,
중국 경제 규모 확대에 따른 성장률의 감속 때문이다.
중국이 발표하는 GDP는 곧 고용지표...
2023년 중국 GDP 성장률 5% 증가분은 한국 전체 GDP의 51%에 달하는 규모다. 서방 세계는 중국이 5%대로 성장률이 떨어졌다는 이유로 중국 경제 위기론을 얘기하지만,
중국에서는 2년이면 세계 10위 경제권의 한국만 한 나라가 하나씩 탄생한다. 어느 나라든 마찬가지지만 ‘대졸 먹물’ 실업자 수가 증가하면 사회 불안정성이 커진다. 3년간 코로나19를 겪은 중국 정부는 코로나19보다 청년실업이 더 무섭다.
중국은 연간 1100만 명의 신규 고용 목표를 유지하는데,
최근 3년간 코로나19 방역으로 미취업자 수가 971만 명을 넘어섰다. 2023년에도 1158만 명의 대학 졸업자가 사회로 나오기 때문에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2129만 명의 잠재 구직자가 등장한다.
중국의 경제 성장 목표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국무원 총리의 신년 정부 업무 보고에서 발표한다.
2023년 중국은 1158만 명의 대졸자가 새로이 쏟아져 나오는 만큼 코로나19 발생 전 GDP 1%당 220만 명 정도의 고용유발계수를 감안하면 중국은 적어도 5~5.5% 이상의 성장을 하지 않으면 큰 사회문제가 된다.
중국은 매년 3월 열리는 전인대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등 2개의 회의를 칭하는 양회(两會)에서 그해 경제 성장 목표를 발표한다.
그런데 요즘 중국의 경제 성장 목표에는 항상 묘한 접미사가 따라붙는다. 2022년을 예로 들면 리커창 총리는 경제 성장 목표를 얘기하면서 아주 묘한 표현(?)을 했다. 경제 성장률 목표를 ‘5.5% 좌우(左右)’라고 썼다.
그리고 중국은 2020년에는 코로나19 발병으로 아예 성장 목표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2021년에는 ‘6% 이상(以上)’이라고 두루뭉술하게 얘기했다. 서방 언론은 6% 성장을 한다고 해석하고 6%로 헤드라인을 날렸지만 정말 6% 성장일까?
중국이 6%대 성장률 목표를 내건 것은 2017년부터인데, 그 표현이 아주 요상하다. 6%면 그냥 6%라고 쓰면 될 것을 2017~2018년에는 ‘6% 좌우’라고 썼고, 2019년에는 ‘6~6.5% 구간(區間)’을 제시했다.
2020년에는 목표치를 제시하지 못했다. 2021년에는 새로운 표현인 ‘6% 이상’이라고 썼다.
도대체 6% 좌우, 6~6.5% 구간, 6% 이상은 무슨 차이가 있는 것일까? 2015년 이전 중국 정부는 성장률 목표치를 8%, 7%, 10% 등으로 수치를 정확하게 못 박았다.
그러나 2016년부터 정부 목표치 뒤에 좌우, 구간, 이상 등의 접미사가 붙기 시작했다. 이것은 중국 경제 규모가 커졌고, 개방 경제가 되면서 대내외 변수의 영향력도 커져 정부가 통제하기 어려운 불확실성이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규모 폐쇄 경제일 때는 정부가 계획하는 대로 일사불란하게 이룰 수 있었지만, 세계 2위 경제권으로, 그리고 미국의 70%대에 달하는 거대 경제권이 된 이제는 중국 정부의 뜻대로 경제가 굴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고백한 셈이다.
예를 들어 중국이 2021년 성장률 목표를 ‘6% 이상’으로 잡았던 데는 세 가지 비밀이 숨어 있다. 첫째, 중국의 6% 이상 성장 목표는 신규 고용을 1300만 명 이상 유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중국은 14억 명의 인구 중 아직 35%인 4억9000만 명이 농촌에 살고,
연간 1100만 명의 대졸자가 쏟아져 나온다. 중국은 GDP 1%당 신규 고용을 최하 1100만 명 이상 유지해야 사회가 돌아가고, 실제로 중국은 매년 1300만 명 정도의 신규 고용을 유지하고 있다.
2020년에는 GDP가 2.3% 성장에 그치는 바람에 고용 문제가 심각해졌다.
2020년에 성장률 하락으로 신규 고용이 1300만 명에 못 미치는 1186만 명에 그쳐, 2021년에는 2020년의 부족분을 메워야 하기 때문에 이상이라는 표현이 들어간 것이다.
2021년 6% 이상의 성장 목표는 ‘222만 명×6=1332만 명 이상의 고용’을 달성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둘째, 미국과의 전쟁이다. 불필요하게 미국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도광양회(韜光養晦) 전략인 것이다. 중국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최대 피해자는 미국이었다.
미국이 중국 책임론을 거론하는 상황이고, 반중 정서가 최악인 현실에서 중국이 고성장한다고 떠드는 것이 미국의 반발과 자극을 불러올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국은 미국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는 경제 수치는 모두 삭제하고,
기본적 수치도 두루뭉술하게 하면서 2019년과 비슷한 목표를 잡은 것이다.
GDP 목표에 붙는 묘한 접미사의 의미...
중국은 세계 2대 경제권의 나라이자 세계 1위 무역 대국이다. 이에 따라 중국은 2021년 이후 내수와 수출이 같이 순환하는 ‘쌍순환 경제’라는 용어를 쓰면서 중국 경제를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2021년 정부 업무 보고의 경제 계획에서 수출, 수입, 환율에 관한 목표 수치나 미국과의 통상 문제에 관한 얘기는 단 한 줄도 없었다. 예년 같으면 자랑으로 넘쳐났을 첨단산업 육성과 신기술 개발 성과나 정책 언급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는 중국이 첨단산업 육성의 기치를 내건 ‘중국 제조 2025’를 자랑했다가 미국과의 무역 전쟁에서 된통 당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의 기술 전쟁에 대비해 미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꼼수다.
셋째, 중국 경제 성장 모형의 전환이다.
중국이 이젠 성장률 절대 수치가 아닌, 내부 구조 전환에 중점을 둔다는 의미다. 2021년 발표된 1만6510자의 정부 업무 보고 자료를 찬찬히 읽어보면, 2020년과 비교해 가장 많이 등장한 키워드는 바로 혁신(革新)이었다.
중국은 이미 2020년 미국의 71%에 달하는 경제 규모로 미국을 추격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추월하려면 미국 베끼기로는 절대 불가능하다는 것을 고백한 셈이다. 이젠 몸집(규모)으로 승부하는 것은 끝났고 근육(기술)으로 승부하겠다는 의미다.
경제는 6%대 성장해 1300만 명 정도 신규 고용만 유지하면 성장률이 6%든, 6.5%든, 7%든 신경 쓰지 않겠다는 것이 바로 ‘6% 이상’이라는 표현의 진짜 의미다.
2021년 중국의 성장 목표 6%는 성장의 마지노선을 얘기한 것으로, 6%대 이상만 가면 외형은 신경 쓰지 않고, 기술 개발과 신성장 산업 육성에 올인하겠다는 뜻이다. 실제로 2021년 중국은 8.1% 성장을 달성했다.
서방의 중국 경제 위기론은 과장된 주장...
중국이 2022년 GDP 성장률 실적치를 3%로 발표하자 미국을 중심으로 지난 40여 년 동안 지속적으로 부상해 온 중국이 이제 성장 한계에 다다랐다는 ‘피크 차이나(Peak China)론’이 나오고 있다.
미국을 추월해 세계를 주도하고자 하는 꿈도 물 건너갔다는 주장이 대거 등장하는 중이다. 2018년 미·중 무역 전쟁과 2020년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발병한 것을 계기로 전 세계의 반중 정서가 최악이다.
전 세계가 바라보는 중국은 경제 위기, 금융 위기, 부동산 위기, 정치 위기로 매우 위험한 국가다. 중국 경제가 피크를 친 만큼 자금을 빼는 ‘탈(脫)중국’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다.
피크 차이나론의 근거는 중국의 성장 둔화와 미국의 대중(對中) 포위 전략이다.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와 반도체 공급망협력체(칩4) 등을 통한 민주주의 가치 공유 국가 간 경제 동맹 관계 구축이 중국을 압박해 중국 경제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는 주장이다.
중국 내부적으로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 문제가 핵심이고, 높은 부채 비율도 문제라고 한다. 그러나 이것도 과장이다. 중국의 인구 고령화 비율은 미국, 일본, 영국, 한국보다 낮다.
출산율은 한국, 일본, 영국보다 높고 미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가계 부채 비율 얘기도 하지만 중국의 부채 비율은 일본, 영국, 프랑스보다 낮다. 기업 부채 과다도 위기론의 근거로 삼지만 중국 기업 부채 비율은 프랑스보다 낮다.
중국이 10%대 성장에서 2022년 3%대 성장으로 추락하자 영국 [이코노미스트]지와 일본경제연구센터(JCER)가 구체적 수치까지 제시하며 중국 피크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중국 경제의 미국 추월은 물 건너갔다는 주장이다.
반면 미국의 경제조사기관 콘퍼런스보드(CB)는 2031년 중국 GDP가 미국 GDP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절대 성장률은 전 세계 모두 낮아졌다.
절대 성장률이 아닌 상대 성장률을 보면 중국은 미국은 물론 세계 평균보다 여전히 두 배 이상 높다.
CB의 2022년 11월 예상치에 따르면 2029년까지 미국은 1.7%, 중국은 4.4%, 2035년까지 미국은 1.6%, 중국은 4.1%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의 두 배 이상 성장을 하는 나라가 피크 아웃이라면 미국은 어떻게 된다는 얘기일까?
2022년 10월 이후 발표된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CB 등 7개 글로벌 주요 기관의 2023년 중국 경제 전망을 비교해보면 전 세계에서 인도 다음으로 고성장하는 나라가 중국이다.
그리고 2023년 GDP가 2022년보다 높은 유일한 나라가 중국이다. 위기의 나라 중국이 경제 성장에서 배신을 한 격이다.
미국이 뒤늦게 중국 견제에 나선 이유는?
미국은 2등 죽이기로 이골이 난 나라다. 미국은 넘버 2의 경제 규모가 미국 GDP의 40%대를 넘어서면 반드시 죽이거나 좌초시켰다.
1970년대 소련이 미국 GDP의 40%가 되자 페레스트로이카(Perestroika)를 통해 소련을 붕괴시켰다. 일본이 1985년 40%를 넘어서자 플라자합의(Plaza Accord)를 통해 10년간 일본을 괴롭혀 결국 좌초시켰다.
반면 중국은 2010년 미국 GDP의 40%를 넘었지만, 미국은 중국이 미국 GDP의 68%까지 커지도록 내버려 뒀다가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랴부랴 중국 때리기에 나섰다.
미국이 2등 죽이기에 지각한 것은 2009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때문이다.
미국은 금융위기를 수습하는 데 8년이 걸렸다. 불을 다 끄고 보니 40%대 아래에 있어야 할 중국 GDP가 68%까지 커져 서둘러 봉쇄에 나섰지만 이미 버스는 지나가버렸다.
미국은 커진 중국을 혼자 막기 힘들어지자 쿼드(미국·호주·일본·인도 안보협의체), IPEF, 칩4 등을 만들었다. 우방국들을 동원해 공동으로 그물을 쳐 중국을 봉쇄하는 전략을 쓰고 있지만 아직 어느 하나 성공한 것이 없다.
미국의 중국 때리기는 2018년부터 계속 강화됐지만 중국은 좌초하기는커녕 미국 대비 GDP 규모가 계속 커져 2021년에는 76%까지 상승했다.
이런 추세라면 미국 CB의 예측처럼 향후 10년 안에 중국이 미국 GDP를 추월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다. 미국은 이를 반드시 막아 중국을 추락의 길로 보내야 하는 반면, 중국은 10년을 버티면 미국 추월의 길로 갈 수 있다.
향후 10년 동안 미·중이 서로 추락이냐 추월이냐를 두고 피할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국력은 축적의 힘이다. GDP 규모가 미국을 넘었다고 당장 중국이 미국이 되는 것은 아니다. 손 안의 정보기기가 세상을 바꾼 스마트폰이 등장한 2006년 이후 누적 GDP 규모를 보면, 미국을 100%로 할 때 중국은 56%에 그친다.
중국은 아직 축적의 힘이 부친다. 적어도 추가적으로 10년 이상의 축적이 더 돼야 진정한 미국 추월이 가능하다. 그리고 2000년 이후 중국의 상대적인 부상 원인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중국의 노력도 있었지만,
정작 중국 부상의 7할은 미국의 헛발질이 만든 것이다. 2001년 닷컴 버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위기에서 미국의 세 번의 실수가 중국의 경제 규모를 상대적으로 키웠다.
중국이 미국 GDP의 90%를 넘어선다면...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반중 정서는 최악이고 전 세계에서 중국을 좋아하는 나라는 없다.
GDP 규모가 미국의 40%대로 무릎 아래에 있어야 할 중국이 76%의 가슴까지 차 올라와 버린 상황에서 미국은 중국에 없는 단 하나의 무기로 중국을 좌초시키려 하고 있다. 바로 ‘동맹’이다.
미국은 지금 기술 동맹과 공급망 동맹을 통해 중국을 좌초시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외환 보유고를 지닌 중국은 ‘일대일로’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ECEP)’ 등을 통해 돈으로 미국 동맹 그물망에 구멍을 내고, 경제 봉쇄를 탈피하는 맞대응 전략을 펴는 중이다.
중국이 미국 GDP의 76% 수준인 상황에서 이럴진대, 중국이 미국 GDP의 90%만 넘어서도 중국의 돈과 시장에 혹한 미국 동맹의 배반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이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의 독일과 쿼드 동맹의 인도,
그리고 중동의 전통 우방인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의 동맹 전략에 구멍을 냈다.
NATO 동맹의 중국 봉쇄 전략에도 불구하고 시진핑 3기 집권이 확정된 뒤 방중한 첫 번째 서방 정상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였고, 독일은 중국과 경제협력을 강화했다.
미국의 대(對)러시아 봉쇄 전략에도
인도는 미국의 요구를 모조리 무시하고 러시아에서 에너지를 계속 구입해 달러가 흘러들어가게 만들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바이든 방문은 찬밥으로 대우한 대신 시진핑은 황제 영접을 하고 석유의 위안화 결제까지 들먹이고 있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들 한다. 국제 관계에서는 피보다 진한 것이 돈이다. 돈이 되면 적과도 동침하지만 돈이 안 되면 우방이라도 뒤도 안 돌아보고 버리는 것이 국제 관계다.
유럽의 맹주 독일, 인도양의 맹주 인도, 중동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의 행태가 ‘안미경중(安美經中)’은 끝났고 이젠 미국에 올인해야 한다는 주장이 범람하는 한국의 외교 전략에 중요한 시사점을 주고 있다.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과 협력하는 시대가 끝났다는 소리만 반복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한국은 명분은 미국을 따르되 실리는 중국에서 챙기는 ‘명미실중(名美實中)’을 제대로 해야 한다.
※ 전 병서 - 중국 칭화대에서 석사, 상하이 푸단대에서 금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대우경제연구소에서 반도체·IT 애널리스트로 일했다. 대우증권 상무, 한화증권 전무를 지내면서 투자은행(IB)과 리서치 업무를 담당했고 한국 증권업계 최초로 중국 IB 업무를 시작했다. 현재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으로, 경희대 경영대학원과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차이나 MBA 과정에서 중국 경제와 금융을 강의 중이다. [금융대국 중국의 탄생], [중국100년의 꿈 한국 10년의 부], [한국의 신국부론 중국에 있다], [기술패권시대의 대중국혁신전략]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