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지나간 오늘의 포인트] 힘 잃은 대북 경협株 "낙폭 과도... 정부 건설 투자로 눈 돌려야"
- "트럼프·김정은 믿었는데"... '옥석 가리기' 나설 때...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직후 급락한 대북 경제협력 관련 기업들이 여전히 기운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 모멘텀은 사라졌지만, 북미 양국이 여전히 서로 필요한 상황인 만큼 과도하게 부정적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옥석 가리기'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4일 대북 경협 대장주로 불리며 주가를 높여온 현대엘리베이는 전거래일 대비 5100원(5.35%) 떨어진 9만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7일 11만7000원에 거래되던 주가는 28일 북미정상회담 결렬 소식에 9만5300원까지 떨어진 이후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현대로템 역시 지난달 27일 2만9500원이던 주가가 28일 2만5900원으로 급락한 이후 이날 역시 전일대비 7.14% 떨어진 2만4050원에 마감했다.
금강산에 리조트가 있는 아난티는 지난달 28일 주가가 25.83% 급락, 2만8450원이던 주가가 지난달 28일 2만1100원까지 떨어졌다. 이날 장 초반 소폭 오름세를 보이나 했지만, 결국 전 거래일 대비 3.55% 하락했다. 27.3%까지 급락해 주가하락률 1위를 기록한 대북 건설주 일신석재는 이날도 하락세를 지속, 전 거래일 대비 4.21%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남북경협 모멘텀은 소멸됐다면서도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봤다.
어떤 식으로든 북미 회담은 이어질 것이라서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최광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회담 결렬을 우려하지 않는 것은 이전에 있었던 대부분의 핵 협상에서 2차례의 협상으로 해결된 적이 없기 때문"이라며 "제네바 합의는 4차례의 협상을 통해, 2·13 합의는 8회의 협상을 거쳐 북핵시설 폐기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적 우려는 존재하지 않는다. 북한은 핵제재로 고립된 상황으로 어떤 나라에도 경제적 영향을 미치고 있지 않다"며 "북한 내부에 대한 경제적 협력은 아직 시기상조로 보인다. 다만 한국 내부의 경협 관련 준비나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등의 기존 사업에는 관심을 가져볼 수 있다"고 봤다.
송 재경 흥국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트럼프에게 북한 비핵화 업적은 재선을 위해 여전히 필요하다"며 "미국과 북한 모두 회담 결렬 후 서로를 자극하지 않고 우호적인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재개 가능성을 높인다"고 분석했다.
송 센터장은 "2차 협상 시기는 미국의 정치 상황에 따라 가변적"이라며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남북경협을 통해 양측에 협상 재개 명분을 제공해, 유엔과 미국의 제재는 유지하면서 북한이 원하는 비핵화 상응 조치 일부 만족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북경협 모멘텀이 사라진 대신, 정부 주도의 건설 투자 부분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북미 협상은 당분간 소강 국면에 진입할 전망"이라며 "회담이 재개된다 해도 재제 완화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기 전까지 경협 모멘텀은 소멸됐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라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남북경협을 경제 성장의 돌파구로 활용하려던 계획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정부는 '정부 주도의 건설 투자 확대'에 보다 속도를 낼 전망"이라고 봤다.
채 동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북미정상회담 결렬이 신도시 확대 정책 수혜를 외면하는 것은 아니다"며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신도시 확대와 구도심 존치(재생)'으로 대표되는데, 북미협상 결렬 하나에 이 모든 아이디어가 소멸한 듯한 주가하락은 과한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화장품ODM·2차전지... 1분기 실적개선株 관심...
삼성엔지니어링 영업익 급증 예상...
한국콜마·코스맥스도 好실적...
한국전력·현대重 흑자전환 기대...
지난주 2차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증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기업 실적’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작년 4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막바지로 향하면서 올해 1분기 실적이 좋아질 종목들로 시장의 관심이 옮겨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에선 일부 건설주와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2차전지 업종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1분기 적자를 냈던 한국전력·현대중공업 등은 올 1분기 흑자 전환이 기대되고 있다.
“한국콜마, 1분기 영업이익 89% 증가”
2차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남북한 경제협력 관련주로 분류됐던 종목을 중심으로 낙폭이 커졌다. 연초부터 상승세를 타던 코스피지수가 추동력을 잃을 것이란 전망들이 나온다. 중국 A주 비중 확대와 영국 브렉시트 예정(29일)에 따른 불확실성도 커졌다.
문 동열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기조 선회와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는 연초 주가 반등으로 대부분 반영됐다”며 “박스권 흐름이 예상되고 현재 박스권 상단에 가까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럴 때일수록 실적 개선 종목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불투명한 장세에서 호실적이 예상되는 종목에 투자자들이 몰리며 지수를 받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1분기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가 있는 유가증권 종목 중 가장 영업이익 증가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은 삼성엔지니어링이다.
1분기 영업이익 예상치(629억원)가 작년 동기에 비해 196.2%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2017년 하반기부터 급격히 늘어난 수주 물량이 착공되면서 올해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며 “현재 3조원 규모의 삼성그룹 관계사 수주가 있는 것도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화장품 ODM 업체의 선전도 예고돼 있다. 1분기 한국콜마와 코스맥스의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보다 89.7%, 53.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화장품 창업이 늘어난 데다 ODM사에 화장품 생산을 맡기는 중국 등 해외 고객사가 확대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삼성SDI(배터리 생산)·일진머티리얼즈(음극집전체) 등 2차전지 관련 업체들도 작년에 이어 호실적이 예상된다. 삼성SDI는 지난해 2조원가량을 배터리 공장 등 유형자산 취득에 쓰면서 중국 등 전기차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대형 반도체주 실적 감소 예상...
흑자전환 예상 종목도 빠른 반등이 기대된다. 한국전력은 올 1분기 영업이익(2883억원 예상)이 흑자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분기에는 1276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한 승재 DB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10월 이후 유가 급락으로 액화천연가스(LNG) 수입가격도 점진적으로 낮아지고 있다”며
“연료비·구입전력비 부담은 2분기로 갈수록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도 올해 LNG 선박 수주가 늘면서 흑자전환이 기대된다. 연말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마무리되면 고부가가치 선박의 독점으로 실적이 더 좋아질 것이란 게 증권가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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