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대형주 강세장 속 숨었던 중소형 IT 종목에 주목...
- 저평가된 중형주의 반란... 대형주 무게중심 이동 시작...
최근 코스피 지수 상승세가 주춤한 사이 종목별 장세가 펼쳐지며 중형주들의 반란이 시작됐다. 올 들어 대형주 강세장에서 숨어있던 종목들이 저평가 매력을 앞세워 키높이 맞추기에 돌입한 모양새다.
18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4.8포인트(0.67%) 오른 2210.89에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56억원, 2663억원 어치 순매수하며 이날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개인은 3238억원어치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올 들어 코스피 대형주에 가려져 있던 중형주는 이달 들어 상승세가 꾸준하다. 지난달 코스피 시장에서 대형주가 8.66% 오르는 동안 중형주는 3.99% 상승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이달 들어 대형주가 0.15% 하락한 반면 중형주는 2.15%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현 코스피 밸류에이션에서 대형주를 중심으로 지수 상단이 개방되려면 추가적인 동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미·중간 무역 협상에서 의미있는 결과가 나와야하고, 미국 Fed(연방준비제도)의 추가 조치에 따른 유동성 개선 효과가 두드러져야 한다.
하지만 유동성 모멘텀은 점점 더 확고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중형주들의 키맞추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기준금리가 동결 가능성과 ECB(유럽중앙은행)도 비슷한 분위기로 가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상민 바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처럼 시장 방향성이 모호할수록, 매크로 이벤트의 영향을 더욱 많이 받는 대형주보다 시장을 덜 타는 중소형 성장주가 더 유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업종은 IT(정보기술) 종목들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테크 중심의 주가 반등은 글로벌 경기를 아직 미국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과 테크기업들의 실적 기대가 더 나빠지기는 어렵다는 점을 반영한 흐름"이라며 "성장의 중심이 미국이고, 연준 정책 변화가 키라면, 테크 외 대안을 찾기는 이르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주의 경우 지난해 본격적인 하락 전 수준까지 상당 부분 회복한 상태라는 점에서 추가 상승을 전망하기가 어렵다. 현재 삼성전자는 지난달에만 19.25% 올랐고 SK하이닉스는 22.15% 상승했다. 추가 상승을 위해선 업황 회복 시그널 필요하지만 아직까지는 의심을 거두기 힘든 상황이다.
반면 IT 중형주들의 경우 지난해 9월 대비 주가 회복율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특히 오는 2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갤럭시 S10 시리즈 및 폴더블 스마트폰 발표에서도 관련 종목들의 수혜가 예상된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S10 행사는 대형주 변화보다는 IT부품사 종목이 움직일 것"이라며 "현재 IT 부품사들의 주가는 2017~2018년 고점까지는 상승여력 많이 남아 있지만 최근 저점 대비 이미 20% 이상 반등했다는 점 등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T株 깜짝 반등에... 헤지펀드 수익률 '희비'
IT업종 편입비중 높은 트리니티·제이앤제이, 올 들어 각각 14%·7% 수익
디에스 등 방어株로 갈아탄 운용사는 수익률 '쓴맛'
연초 국내 증시가 깜짝 반등하면서 헤지펀드 사이에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주식 매수에 집중하는 롱바이어스드 헤지펀드 수익률에서 특히 온도차가 두드러진다. 상승장을 이끄는 정보기술(IT)주 중심의 헤지펀드는 올 들어 수익률 경쟁에서 약진하고 있다. 지난해 IT주 약세로 부진했던 것과 정반대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반면 방어주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교체한 자산운용사들은 신통치 않은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희비 엇갈린 헤지펀드 수익률...
1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트리니티자산운용의 ‘트리니티 멀티스트레티지 1호’는 올 들어 14.07%의 수익을 냈다. 제이앤제이자산운용의 ‘제이앤제이 파트너알파’는 같은 기간 수익률 7.31%를 기록했다. 국내 주식형 헤지펀드 가운데 최상위권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이 펀드들은 지난해 수익률이 부진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트리니티 멀티스트레티지 1호’는 지난해 -43.81%, ‘제이앤제이 파트너알파’는 -19.21%로 큰 폭의 손실을 냈다. 둘 다 주식 매수 비중이 높은 롱바이어스드 펀드다. 주식 매수(롱)와 공매도(쇼트) 전략을 함께 구사하는 보통의 헤지펀드와 다르다. 상승장에선 높은 수익을 내지만 하락장에서는 손실을 방어할 수단이 없다.
포트폴리오에서 IT 업종 비중이 높다는 것도 비슷하다. 트리니티자산운용과 제이앤제이자산운용은 IT 업종이 시장 상승을 이끌었던 2017년 높은 수익을 냈다. 제이앤제이자산운용은 그해 40%, 트리니티자산운용은 100%가 넘는 수익을 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IT주가 약세였던 지난해 부진을 겪다 올 들어 반등한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다.
최광욱 제이앤제이자산운용 대표는 “지난해 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표 IT주의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싸졌다고 보고 하락기를 견딘 게 연초 이후 수익으로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대표적 롱바이어스드 펀드 가운데 부진한 성적을 기록한 운용사도 있다. 디에스자산운용의 ‘디에스 秀’는 올 들어 1.38% 손실을 냈다.
2017년에는 39.97% 수익, 지난해에는 27.97% 손실을 내며 다른 롱바이어스드 펀드와 비슷하게 움직였지만 올해 성적은 갈렸다. 디에스자산운용 관계자는 “2분기까지는 IT 업종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내다보고 바이오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교체했다”며 “IT주가 단기간 급등한 만큼 순환매가 이뤄질 것으로 판단해 포트폴리오는 유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IT 추가 상승” vs “온기 확산될 것”
I T주 중심으로 시장 반등이 이어질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IT 업종 상승을 예상하는 전문가들은 반도체 업황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최 대표는 “과거 반도체 업종은 가격이 떨어져도 경쟁적으로 물량을 쏟아내는 치킨게임에 몰두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설비투자 규모를 줄이면서 공급 조절에 나선 만큼 반도체 업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동안 소외됐던 업종으로 온기가 퍼질 것이란 반론도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된 상황에서 시장이 반등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이 10배까지 높아졌다”며 “가격 부담이 생긴 만큼 주가가 많이 오른 종목보다는 가격 부담이 낮아진 종목으로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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