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혈장치료株... 관련 없는데 두배씩 '껑충'
코로나19(COVID-19) 사태가 전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코로나19 테마주가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전염병 확산 초기부터 최근까지 △마스크 △진단키트 △백신·치료제 △구충제 테마 열풍이 불어닥쳤다. 최근에는 백신·치료제에 포함되는 혈장 치료 관련 종목들이 강세다.
9일 오전 11시10분 현재 일신바이오는 전 거래일 대비 245원(8.94%) 오른 2985원에 거래되고 있다. 녹십자는 500원(0.31%) 오른 15만9000원에, SK디스커버리는 700원(2.58%) 오른 2만7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일신바이오는 이달 들어 주가가 두 배 가까이 뛰어올랐고, 녹십자와 SK디스커버리는 각각 11%, 34% 상승했다.
이 밖에 에스맥은 이달 초 1190원에서 전날 1945원까지 급등했다. 같은 기간 레몬은 9820원에서 1만8800원까지, 시노펙스는 2530원에서 3225원까지 올랐다. 이 종목들은 모두 개인 투자자들이 대규모 순매수세를 보이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해당 종목들은 혈장 치료와 관련된 코로나19 테마주로 분류된다.
혈장 치료의 원리는 코로나19에서 완치된 환자의 혈액 내에 분명히 코로나19 항체가 존재한다는 가정 하에, 이를 환자에게 주입해 병을 치료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가장 원초적인 방식의 치료제이기는 하나 가장 확실한 방식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발생했을 때 9명의 환자에게 혈장 치료를 시도해 일부 효과를 본 경험이 있다.
최근 코로나19와 관련한 혈장 치료에 대한 연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최준용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교수팀은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장과 스테로이드를 투여받은 코로나19 중증 환자 2명이 완치됐다고 지난 7일 밝혔다. 이는 혈장 치료로 코로나19를 완치한 첫번째 사례다.
그러나 아직까지 혈장 치료는 의학적으로 효과가 정확히 입증되지 못했다. 임상 시험 등이 이뤄진 적도 없다. 혈장 치료가 대중적인 방법으로 발전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뜻이다. 특히 완치자들의 혈장을 대규모로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혈장 치료 관련 연구가 이제 시작 단계인 만큼 단기 차익을 노린 투자는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실적이 개선될 정도까지 상황이 진행돼야 적정한 밸류에이션을 산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대감만으로 급등한 종목은 금세 급락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혈장 치료 테마주로 평가받는 종목들이 실제 코로나19 치료와 얼마나 연관성이 있는지 여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향후 특별한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판명될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혈액제제 생산 공정을 갖춘 녹십자와 SK디스커버리의 자회사 SK플라즈마는 최근에서야 코로나19 혈장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이 밖에 일신바이오는 혈액냉장고 등을 제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레몬은 혈장 분리막 관련 연구개발 실적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진다.
코로나19 환자 퇴원에 인기 몰린 혈장치료株 약세 전환...
( 최근 3개월간 에스맥의 일봉 그래프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환자에 '혈장치료' 방식이 주효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급등했던 에스맥, 레몬 등 관련주 주가가 하락세로 접어들고 있다.
9일 오전 10시40분 기준 에스맥은 전날보다 5.40% 떨어진 1840원에 거래 중이다. 지난 7,8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이틀 만에 가격이 1240원에서 1945원으로 급등했던 것과 상반된 분위기다. 지난 7일 29.75%, 8일 28.18%(최고가 기준)까지 올랐던 레몬도 전날보다 5.85% 떨어진 1만7700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의 모두 혈장치료 관련주로 묶이며 가파르게 가격이 올랐다. 에스맥은 자회사인 다이노나가 혈장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차단 항체를 추출하는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받았다. 레몬은 혈장 분리막 연구개발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혈장치료방법으로 코로나19 환자를 치유한 내용이 담긴 연구 논문을 발표하자 곧바로 방역당국이 관련 지침을 내겠다는 밝히면서 혈장치료 관련 업체들에 이목이 집중된 것이다.
앞서 지난 7일 최준용·김신영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교수팀은 코로나19 감염으로 급성호흡곤란증후군을 동반한 중증 폐렴이 생긴 환자 2명에게 혈장치료를 적용한 결과 큰 도움이 됐다는 내용의 연구 논문을 국제학술지 ‘JKMS’에 게재했다. 60대 여성과 70대 남성 환자 2명 중 1명은 완치 판정을 받고 이미 퇴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권 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7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혈장치료 가이드라인과 관련해 서면으로 전문가 검토를 받는 중이며 며칠내로 지침을 확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혈장치료는 감염증에서 회복 중인 환자의 혈장을 다른 환자에게 투여하는 치료법이다. 회복기 환자 혈액에 생성된 면역항체로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방식이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때에도 활용된 바 있다.
혈장치료가 코로나19 종식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장 전체의 분위기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7일 코스피는 지난달 12일 이후 처음으로 1800대로 장을 마쳤다. 이후에도 코스피지수는 3거래일 째 1800선을 유지하고 있다. 코스닥 역시 7일 606.90으로 마감한 뒤 600선을 유지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