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마감]기대와 불안의 상존... 中·日↑·韓↓
24일 아시아 주요국 증시 등락이 엇갈렸다. 일본과 중국 증시는 오름세를 보인 반면 대만과 한국 증시는 약세를 나타냈다. 미중 무역협상 진전에 대한 기대감이 일부 투심에 호재로 작용했지만 미국 기술 기업에 대한 불안감이나 개별 국가별 특이 이슈 등이 상존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0.8% 오른 2923.28에 장을 마쳤다. 일본 증시도 올라 닛케이225지수는 전일 대비 0.41% 오른 2만1709.57로 장마감했다. 홍콩 증시도 올랐다. 항셍지수는 이날 오후 4시38분(한국시간) 기준 전일 대비 0.25% 오른 2만8537.14를 기록중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증시의 상승 요인에 대해 "미중 무역협상 진전의 기대가 작용해 상승한 미국 증시가 호재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전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미국 무역대표부) 대표 등 미국 고위급 대표단이 중국 측과의 무역회담을 위해 오는 29∼31일 중국 상하이를 방문할 예정이다. 지난 5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의 거래를 제한하며 회담이 교착 상태에 빠진 뒤 약 석달 만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일 뉴욕 증시는 다우지수가 0.65%, S&P500 지수가 0.68%, 나스닥 지수가 0.58% 오르는 등 상승세로 마감했다. 이에 반해 미국 테크 관련주에 대한 불안감도 투심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로이터는 "미 법무부가 주요 디지털 기술 회사들에 대한 독점 금지 조사를 개시했다는 소식은 그리 환영받지 못했다"고 풀이했다.
미국 법무부는 전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인터넷 검색, 소셜미디어, 소매판매 서비스 등을 지배하는 온라인 플랫폼들의 행태를 조사하겠다 밝혔다. 법무부는 특히 이들의 경쟁제한 행위와 이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집중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한국 증시에서 코스피는 장 후반으로 갈수록 낙폭을 다소 키운 모습인데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0.91% 내린 2082.30을 나타냈다. 한국 증시는 특히 한일 무역전쟁이 악화되고 있다는 개별 변수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대만 자취엔지수는 전일 대비 0.11% 내린 2082.30을 기록했다.
[마켓뷰] 기관의 脫코리아... 또 한국만 왕따...
오전만 해도 양호했던 국내 증시는 오후 들어 기관이 매도 공세를 강화하면서 털썩 주저앉았다. 오후에 새로운 악재가 나온 것은 아니었으나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우려감이 다시 한번 커지면서 투매 양상이 빚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또다시 아시아증시에서 한국만 파란불(하락을 의미)이 켜졌다.
24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9.15포인트(0.91%) 떨어진 2092.30을 기록했다. 전날 12거래일 만에 되찾았던 2100선을 다시 내줬다. 다른 아시아증시는 한국과 달리 쾌청했다. 일본 니케이225는 이 시각 현재 0.41%가량 오르고 있고, 상하이종합과 홍콩항셍은 0.5~0.6% 오르고 있다. 심천종합은 0.92% 상승 중이다.
하락 장세는 기관이 주도했다.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131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외국인은 591억원, 개인은 517억원을 사들였다. 외국인은 현물시장에서는 매수했지만, 선물은 대거 팔아치웠다. 선물은 금액 기준으로 5808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은 코스닥시장에서도 대거 매도했다. 326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8.82포인트(1.32%) 떨어진 659.83을 기록했다. 외국인은 코스닥에서 2억원을 샀고, 개인이 320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은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1조6270억원, 코스닥시장에서는 2조2041억원 순매도 중이다.
대형주 중에서는 자동차 관련주가 눈에 띄었다. 하락장임에도 현대차, 기아차의 어닝 서프라이즈 소식에 동반 급등했다. 기아차(000270)는 3% 넘게 올랐고, 만도(204320)는 4.18% 상승했다. 현대위아도 1% 넘게 상승했다. 중장비업체인 두산밥캣(241560)은 외국인 매수가 집중되면서 2.38% 올랐다.
코스닥에서는 신규 상장주가 오랜만에 웃었다. 이날 공모가 5200원에 상장한 대모는 8710원에 장을 시작한 뒤 가격제한폭까지 올라 1만13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19일 상장한 드라마 제작사 에이스토리는 텐센트 투자 소식에 13.56% 급등했다. 17일 상장한 빅데이터 전문기업 플리토는 이날도 2.08% 상승해 나흘째 강세를 이어갔다.
[개장전]'샌드위치' 신세된 한국, 증시 '웩더독' 현상 커진다...
일·중·러·북까지 한국 도발... 주요 투자자 관망세 속 외국인 선물이 증시 흔드는 '웩더독' 지속...
일본 수출규제, 북한 미사일 발사, 러시아 중국 우리 영공 침해. 바람 잘날이 없다. 한국은 여러 강국들의 이해관계에 얽혀 샌드위치 신세가 됐다. 뉴욕 증시가 또다시 사상 최고가를 썼지만, 불확실성이 극대된 국내 증시에 미국발 훈풍이 불어올 것을 장담하기 어렵다.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또다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대형주 위주의 S&P500 지수는 전날보다 14.09포인트(0.47%) 오른 3019.56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70.10포인트(0.85%) 뛴 8321.50에 마감했다. 두 지수 모두 종가 기준으로 신고가를 경신했다.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만 전일 대비 79.22포인트(0.29%) 떨어지며 2만7269.97에 머물렀다. 이날 뉴욕 증시 상승은 반도체주 랠리에 미중 무역분쟁 완화 기대감이 겹쳐진데 따른 것이다.
반도체주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가 '깜짝실적'에 힘입어 7% 이상 급등하며 반도체주의 강세를 이끌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퀄컴이 3% 가까이 뛰었고, 인텔도 2% 이상 올랐다. 우리나라에 대한 일본의 반도체 관련 소재 수출규제 등으로 전세계 반도체 재고가 빠르게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한 몫했다.
무역전쟁 해결을 위한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협상은 30∼31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것으로 확정됐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미 무역대표부) 대표와 함께 29일 중국으로 출발, 30~31일 상하이에서 중국 측과 무역협상을 한다"며 "'많은 사안'들이 있는 만큼 이후 워싱턴에서 후속 대화가 있을 것"이라며 추가 대면협상을 예고했다.
류허 중국 부총리 등과의 고위급 회담으로, 무역 강경파인 중산 상무부장도 회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기대치가 높아진 것은 국내 반도체주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영국의 노딜 브렉시트 우려가 확산되고, 미국이 대형 기술주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는 독점금지법 관련 조사에 나선다는 소식은 국내 투자심리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 전날 미 법무부는 페이스북과 아마존,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에 대해 반(反)독점 조사를 예고했다.
미국 증시 훈풍이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기엔 제반 상황이 좋지 않다. 전날 WTO 일반이사회에서 한국은 일본 수출 규제의 부당함을 널리 알리고 지지를 얻고자 했지만, 중재가 예상됐던 미국마저 이와 관련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제3국의 지지를 얻고자 했던 계획이 뜻대로 되지 않으면서 한국이 외로운 싸움을 지속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 와중에 북한과의 관계도 어그러지고 있다. 북한은 이날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로 미상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은 오늘 오전 5시 34분과 5시 57분경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2발을 발사했으며, 비행거리는 약 430km"라고 밝혔다.
앞서 북한은 남한 측의 쌀 지원을 거부한데 이어 현재 한국인 2명을 태운 러시아 어선도 나포한 상태다. 정부는 북한에 한국인들의 조속한 귀환을 요청했지만, 북측은 전날 오후까지도 답변이 없다.
중국과 러시아도 한국에 대한 군사도발에 나섰다. 중러는 지난 23일 오전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과 독도 영공을 침범하는 군사 도발을 감행했다. 한반도와 동북아시아를 둘러싼 외교 정세가 격랑에 휩싸이고 있다.
이에 따라 수출주와 남북 경협주들은 이날 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참여자들도 한국 증시에 대해 짙은 관망세를 나타내면서 전체적으로 상승여력이 제한될 전망이다.
서 상영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 거래대금이 4 조원 내외에 그치는 등 시장 참여자들이 한국 증시에 대해 관망세가 짙다"며 "주요 변수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 관망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외국인의 선물 매매 동향이 주식시장 방향성에 극단적인 영향을 주는 웩더독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