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뷰]중국發 희소식에도 뒷걸음... 반도체 연일 팔아대는 기관·외인...
국내 증시가 5일 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 우려 속에 하락했다. 중국이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예고했으나 악재가 호재를 가렸다.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로 관련주가 연일 하락하고 있는 반면, 바이오 정책 및 수출 기대감에 일부 바이오주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 중국發 희소식에도 경계감 가득...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43포인트(0.52%) 내린 2179.23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수가 종가 기준 2170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8일(2177.05) 이후 한 달여 만이다. 지수는 7.31포인트(0.33%) 내린 2183.35로 출발해 장중 내내 약세를 이어갔다.
중국이 올해 경제 성장률을 6%에서 6.5% 구간으로 제시하고 대규모 감세 및 재정 지출 확대 등 적극적 경기 부양을 예고했으나, 전날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주요 언론들이 미·중 무역협상의 불확실성을 언급하며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반면 미래에셋대우 측은 "무역협상이 타결될 경우 중국의 대미 수입이 증가하면서 수출 의존도가 큰 국가들에게는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변동성 확대 모멘텀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568억원, 918억원 순매도했다. 개인 홀로 2440억원 순매수했다.
코스닥지수는 0.12포인트(0.02%) 내린 747.95에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86억원, 216억원 순매도했고 개인은 744억원 순매수 했다.
◇ 반도체 투자심리 급랭... 바이오株 강세...
반도체 투자 심리는 여전히 냉랭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005930)(-1.34%)와 SK하이닉스(000660)(-0.57%) 등 반도체 대장주들이 지난 4일(SK하이닉스 소폭 상승)을 제외하고 2월 26일부터 4거래일 연속 동반 하락했다.
나머지 시총 상위 종목은 LG화학(051910)(-3.49%), 현대차(005380)(-0.41%), 한국전력(015760)(-0.42%), 네이버(-1.81%), 포스코(005490)(-3.04%) 등이 하락했고 셀트리온(068270)(1.20%)과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1.46%)은 상승했다.
기관과 외국인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날까지 3거래일 연속 삼성전자를 동반 순매도했다. 이달 들어 외국인 순매도 규모 1위 종목은 삼성전자다. SK하이닉스도 KB금융(105560), 삼성전기(009150)에 이어 네 번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미 시장에서는 상반기 반도체 업황이 좋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으나 업체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더 안좋을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미래에셋대우는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이 8조1500억원(반도체 4조93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KB증권도 "기존 예상보다 가격 하락폭이 커지고 있는 D램과 낸드의 가격 전망을 반영해야 한다"며 올해 연간 영업이익 예상치를 32조9000억원으로 기존보다 12.7% 하향 조정했다.
반면 이날 일부 바이오 관련 종목들을 중심으로 강세가 이어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유방암 치료제 대용량 제품이 유럽에서 판매 허가가 났다는 소식에 1.46% 오른 38만2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바이로메드(084990)는 오는 4월 종료하기로 했던 ‘당뇨병성신경병증(VM-202)’ 임상이 3개월 가량 지연된다는 소식이 발표됐으나 신약 가치와는 무관하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오면서 2.48% 오른 29만8000에 마감했다.
[내일의 전략]"빠진 빈집 노리는 전략으로... 시장 대응 가능"
- 위태로운 韓 증시... 기회 잡으려면...
위기(危機)란 단어는 위태로움(危)과 기회(機)라는 각각의 의미가 더해져 만들어졌다.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는 말이다.
진부하지만 위기와 기회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고 반도체 가격 하락 등으로 코스피 지수는 2월 수익률을 모두 반납했다. 최종 합의를 남겨두고 있다는 미·중간 무역분쟁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에서 MSCI(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캐피털) 지수 조정은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를 더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은 무역 분쟁과 내수 침체 등을 이유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낮췄다. 중국은 5일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6~6.5%로 낮췄다.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6.6%로 30여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는데 올해 이보다 더 낮은 전망치를 제시한 것이다.
당장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11.43포인트(0.52%) 내린 2179.23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지난달 28일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하지만 상황이 절망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연준의 통화 정책과 위안화 절상 가능성은 국내 증시에 긍정적으로 분석된다. 위안화 강세-달러 약세 현상이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 반등을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신 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위안화가 강세를 유지하고 있어서 2분기 중국 수입 증가율과 한국 수출 회복 전망을 유지할 수 있다"며 "MSCI의 정기변경 이슈로 외국인들의 대규모 이탈을 걱정하지만, 중국 위안화 안정과 수출회복 그림에서는 외국인의 매도 보다는 매수우위를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물론 당분간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는 있지만 이 역시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이런 시장일수록 '빠진 빈집'을 노리라고 조언했다.
김 연구원은 "수급상 빈집이란 사지도 팔지도 않고 거래자체가 줄어든 상황"이라며 "수익률이 시장 대비 저조한 업종의 수익률이 올라오는 기미가 보이고, 수급상 빈집, 즉 거래가 줄어들었을 때 해당 종목을 사는 전략이 통할 수 있다"고 했다. 해당 전략으로 선정된 업종은 에너지, 미디어·교육, 소매(유통), 건강관리, 은행, 보험, IT(정보기술)하드웨어, 통신서비스 등이다.
장부가치로만 따지만 국내 시장은 아직 PBR(주가순자산비율) 1배 미만인 상황. 글로벌 유동성 환경이 개선되면서 종목별 베팅을 위한 여건은 나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에도 일부 등락은 있겠지만 모멘텀 있는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종목장이 지속될 것"이라며 "경기 회복은 더디고 금리는 낮게 유지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선 개별 모멘텀을 보유한 종목을 보는 게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초점]미중 무역협상 타결 임박... 국내 증시에 부정적?
미중 무역협상 타결이 임박한 가운데 양국의 합의가 국내 증시에 부정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5일 외신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수주 내 서명할 수 있는 최종 무역협상 합의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적재산권 보호 강화와 미국산 수입품 확대, 미국에 대한 관세를 철폐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도 중국의 관세를 즉시 철폐할지 일정기간에 걸쳐 철폐할지 고민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트위터를 통해 "무역 협상은 잘 진행되고있다"고 전했다. 이르면 이달 중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정상회담을 개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중국이 미국 수출입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 미국의 무역 적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6%에 이른다. 따라서 미국과 중국이 관세율을 다시 낮추기로 합의한다면 큰 틀에서 무역 갈등은 완화되고 지난해 무역갈등 때문에 악화된 세계 경제는 다시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투자업계가 미중 합의 가능성을 높게보는 이유 중 하나는 2차 북미정상회담의 결렬이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북한 두 나라 모두에 적대적이었던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2017년에는 북한에 적대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시진핑 주석의 미국 방문(2017년 4월),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2017년 11월) 등 중국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2018년에는 중국에 대해 적대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북한과 친서 교환, 정상회담 등을 진행했다. 미국은 동시에 2개의 전쟁을 하지 않는다는 전략적 원칙을 갖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중 무역협상이 타결되면 국내 증시의 반등도 기대된다는 게 그간 업계의 중론이었다. 미중 무역재개에 따라 중국 중간재 수출이 확대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실적도 정상화될 것이란 예상이다. 또 중국과 한국 증시는 상관관계가 커 중국이 상승하면 국내 증시도 덩달아 오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미중 합의가 국내 증시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일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제가 다시 성장률을 높여간다면 한국 경제에도 긍정적이겠지만, 합의 이후 중국은 더이상 부채를 늘려 과잉·중복 투자를 하면서 성장률을 높이는 게 의미없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이 오히려 부채축소(디레버리징)와 경제성장률 연착륙(하향)에 힘쓸 것이란 게 김 연구원의 판단이다. 이 경우 중국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 국내 증시 역시 전망이 밝지 않다는 것이다.
최종적으로 미중이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것이란 우려도 속속 나오고 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4일(현지시각) 미중 협상과 관련해 "최종합의에 다가서고있지만 마지막 순간 협상이 실패할수도 있다는 점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무역협상 타결 기대 속에 상승 출발한 미국 증시는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발언에 매물이 출회되며 하락전환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보다 206.67포인트(0.79%) 하락한 2만5819.65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0.88포인트(0.39%) 낮은 2792.81을 기록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거래일과 비교해 17.79포인트(0.22%) 내린 7577.57에 장을 마쳤다.
서 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폼페이오가 지적재산권에 대해 언급하며 앞으로 해결해야 될 내용이 많은 점을 시사한데다 합의안에 구조적인 무역 불균형 해결을 위한 내용이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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