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폼페이오-김영철, 워싱턴 고위급회담 종료, 50분간 회담...
- 2차 정상회담 조율..비건 등 국무부 한반도 라인 참석...
- AFP "김영철, 트럼프 면담 위해 백악관行"
강영두 임주영 이준서 특파원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18일(현지시간)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조율하는 '워싱턴 담판에서 약 50분간 회담했다. 김 부위원장은 회담 직후 백악관으로 이동,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폼페이오 장관과 김 부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50분께 워싱턴DC 듀폰서클호텔에서 고위급회담에 들어갔다. 이 호텔은 전날 방미한 김 부위원장의 숙소다. 폼페이오 장관은 오전 10시 45분께 호텔에 도착, 엘리베이터를 타고 9층 회담장으로 올라갔다.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알렉스 웡 국무부 부차관보, 마크 램버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대행 등 국무부 한반도 라인이 폼페이오 장관과 동행했다. 폼페이오 장관과 김 부위원장은 9층 스카이라운지 연회장 '더하이츠' 입구에서 만나, 회담에 앞서 비건 특별대표와 함께 셋이서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김 부위원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응답 없이 회담장으로 들어갔다. 폼페이오 장관과 김 부위원장은 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 일정과 의제를 놓고 세부 조율에 나섰다.
북미 정상의 2차 회담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고 이미 물밑 논의가 이어진 만큼 회담 시점과 장소 등은 이르면 이날 발표될 수도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폼페이오 장관과 김 부위원장은 2차 정상회담의 성과를 내기 위해 비핵화 의제를 집중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회담 개시 50분쯤 후인 오전 11시40분께,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비건 특별대표 등 미측 협상단이 회담장 밖으로 나왔고, 김 부위원장도 그로부터 20분쯤 뒤 차편으로 경찰차의 호위를 받으며 호텔을 나섰다.
AFP통신은 김 부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면담을 위해 백악관으로 이동했다고 전했고,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부위원장을 오후 12시 15분 만난다고 보도했다. 김 부위원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친서를 갖고 방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2차 북미회담, 실무협상에 명운..'디테일의 악마' 험로 예상...
본격적인 한반도 비핵화 입구 찾기 가동...
2차 회담 큰 틀에서 이행방안 합의 전망...
북미, '카드' 서로 내놓고 그림 맞춰보기...
정상회담 윤곽 잡고 실무협상서 디테일...
北 최선희-美 비건 '스톡홀름 회동' 주목...
북미가 제2차 정상회담을 2월 말에 갖기로 하면서 비핵화 이행의 입구 찾기가 가능할지 벌써부터 관심이 높다. 지난해 6월 북미는 70년 만에 처음으로 정상회담을 갖고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에 노력해 가기로 했지만 구체적인 비핵화 이행 방안까지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북미 정상이 그동안 교착 국면을 친서 외교로 풀어오면서 다시 회담 일정을 잡은 만큼 큰 틀에서 비핵화 이행의 윤곽은 잡았을 것으로 관측된다.이에 따라 이번 회담에서는 북미가 1차 정상회담 결과를 바탕으로 핵 시설 신고와 사찰에 등 비핵화 이행의 입구에 들어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북한은 지난해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미국이 6·12 공동성명에 따른 상응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조치를 계속 취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북미는 그동안 양측이 내놓은 '카드'를 늘어놓고 핵 시설 동결과 신고, 사찰 그리고 그에 따른 상응조치 사이에서 접점을 찾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입구의 윤곽이 잡히면 본격적인 북미 간의 밀고 당기기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비핵화 협상은 실제 사찰·검증 문제에서 늘 고배를 마셨다. 지난 1992년 북한은 IAEA(국제원자력기구)에 보고서를 제출했으나 보고서에 신고한 플루토늄 추출량과 IAEA가 분석한 수치가 다르다는 의혹이 확산되면서 1차 북핵위기를 맞이했다.
이후 북한이 1993년 3월 핵환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하면서 한반도 정세는 급격히 경색됐다. 북핵 2005년 6자회담에서 채택된 9·19공동성명은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핵프로그램을 포기하고 NPT(핵확산금지조약)와 IAEA에 복귀하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6자회담국은 2007년 2·13합의(9·19공동성명이행을 위한 초기조치)와 10·3합의(9·19공동성명이행을 위한 제2단계조치)까지 도달했으나 이행과정에서 핵시설 불능화 검증을 위한 시료 채취 문제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결국 6자회담국은 2008년 12월 수석대표회의을 끝으로 아무런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종료됐다.
북미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대략적인 윤곽을 만들고, 향후 실무협상 단계에서 신고 방식, 사찰단 구성·규모 등 검증 대상과 방식에 대해 디테일을 조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이에 따라 미국과의 비핵화 실무협상을 담당해온 최선희 외무성 부상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역할이 급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번 정상회담의 의제 협상 과정에서도 두 사람의 역할이 기대된다. 양측이 첨예하기 입장이 대립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지만, 북미 모두가 이행성과가 필요한 시기인 만큼 실행가능한 방안에 대해서 합의점을 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스웨덴 스톡홀름에는 최선희 부상이 민간 주최 국제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17일(현지시간)부터 체류하고 있다. 또 미 국무부는 이날 오후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미국 측 실무대표인 비건 대표가 19~23일 스웨덴 외교부가 주최하는 국제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스톡홀름을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스톡홀름에서 지난해 8월 비건 대표가 임명된 뒤 처음으로 북핵 협상 카운터파트인 비건 대표와 최 부상간 첫 상견례 겸 실무회담이 이뤄질 전망이다. 두 사람은 실무협상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견을 보여온 비핵화 조치와 상응조치를 집중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과도하게 많은 양, 과도하게 세부적인 것은 합의하기가 힘들고, 합의했을 때 갖는 이행 부담감이 존재한다"며 "실현 가능한 수준에서 합의점을 잡아냄으로써 이행력을 담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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