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불안 걷히니 제약·바이오(Bio) 꿈틀...
- R&D비용 자산화 오류 금감원서 계도조치로 결정
- 유한양행 기술 수출 계약, 셀트리온 FDA 허가 등 잇따른 호재로 주가 올라
- 내년 R&D 결과 풍년 전망
최근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다. 금융당국의 연구개발(R&D)비 자산화 지침으로 회계 투명성이 제고되고 있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결정 이후 당장의 불확실성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특허권 취득과 기술수출이 잇따르는 것도 호재로 꼽힌다. 당장 내년 1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를 모멘텀으로 주가 상승세가 점쳐지고 있다.
■ 업종지수 회복세...
29일 코스피시장에서 의약품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9.68포인트(0.17%) 오른 1만1346.86을 기록했다. 코스닥시장의 제약업종지수는 103.41포인트(-1.11%) 빠진 9194를 기록했다. 의약품지수의 경우 지난 11월 13일 52주 최저치보다 14.59% 회복됐지만 4월 고점보다는 29.59% 빠진 상태다. 제약업종지수도 지난달 30일 52주 최저점보다는 15.43% 올랐지만 1월 최고점에 비해선 33.92% 낮은 수준이다.
앞서 지난 28일 금융감독원이 연구개발비 자산화 오류와 관련해서 테마감리를 벌인 제약·바이오 기업 10곳에 경고·시정요구 등 계도조치를 하면서 제재에 대한 불안감도 해소됐다. 이 밖에 조만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에 대한 결론이 예정돼 있어 이에 따른 주가 변동성이 예상되지만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것이 업계 전망이다.
그동안 각종 악재에도 불구, 제약·바이오주가 유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데는 매출 확대보다 연구개발(R&D)에 집중한 가치 성장을 추구했기 때문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른 결실로 최근 유한양행, 코오롱생명과학 등이 기술 이전 계약을 속속 체결했다.
셀트리온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를 허가받았다. 특히 트룩시마는 미국에서 오리지널 의약품 외에 경쟁 바이오시밀러가 없어 시장 선점 효과가 있다는 평가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5월 FDA 판매허가를 신청한 유방암 치료용 바이오시밀러 '허쥬마'도 조만간 허가를 획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태영 KB증권 연구원은 "트룩시마는 유럽시장에서 지난해 4월 첫 출시 이후 폭발적으로 점유율을 확대, 지난 2·4분기 기준 출시국가 18곳에서 32%에 달하는 점유율 달성했다"며 "더군다나 주요 경쟁사였던 산도즈가 미국 출시 포기를 선언함에 따라 초기 선점이 중요한 바이오시밀러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R&D집중, 해외 확대 주효...
내년에는 R&D 열매를 맺을 것이라는 전망이 짙다. 특히 신라젠, 바이로메드, 에이치엘비 등의 임상3상 가시화가 기대된다. 신라젠의 '펙사벡', 에이치엘비의 '리보세라닙', 바이로메드의 'VM202' 등이 임상3상 완료를 앞두고 있기 때문.
SK증권 이달미 연구원은 "내년 제약·바이오 산업은 R&D모멘텀에 따른 주가 상승세가 예상된다"며 "대웅제약, SK바이오팜, 한미약품의 FDA 허가 예상, SK케미칼, 바이로메드, 신라젠 등의 미국 임상 결과 및 진행이 긍정적인 모멘텀"이라고 꼽았다. KTB투자증권도 제약·바이오주에 대해 내년 부정적 이슈를 털 것으로 보고, '비중확대' 의견을 제시했다.
이 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약·바이오업계는 기술 수출 및 회계 투명성이 제고되고 있고, 미국 품목허가 및 파트너사의 임상 진척을 통한 개발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유입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선호주로는 한미약품과 대웅제약을, 바이오 최선호주로는 한올바이오파마와 알테오젠을 각각 제시했다.
키움증권도 제약·바이오업종의 중장기 성장 지속에 이견이 없는 이유로 글로벌 시장 진출, 인구구조 고령화, 연구개발 활성화 등을 꼽았다. 특히 내년에는 최대 약 7개의 의약품이 FDA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SK바이오팜의 SKL-N05, 세노바메이트, 대웅제약의 나보타, 녹십자의 IVIG-SN,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샴페넷, 한미약품의 롤론티스, 메지온의 유데나필 등이 그 주인공이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선호주로 한미약품과 동아에스티를, 차선호주로 대웅제약을 꼽았다.
개미(Ant)들, 코스닥(KOSDAQ)서 더 샀다...
- 이달 1조2621억 사들이며 연중 월간 최대 매수 기록...
개미(개인투자자)들이 코스닥시장을 점령했다. 올해 들어 월별 기준으로 최대 금액을 사들이며 지수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개인은 1조2621억원의 매수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월간 기준 최대 금액이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709억원, 1조1811억원 규모의 매도 우위를 보이며 지수 상승에 발목을 잡고 있다.
개인의 누적 순매수 금액이 1조원을 넘긴 것은 지난 1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 코스닥지수는 900선을 돌파했던 시기다. 개인은 2월에도 1조원에 육박한 9900억원 매수를 보인 적이 있지만 이후 순매수 규모가 축소됐다. 개인이 재차 매수에 나선 것은 이달 들어서다. 지난 10월 코스닥지수가 한달 만에 20%넘게 하락하고 700선마저 붕괴되자 개인이 다시 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개인이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기관과 외국인 보다 주식 사고 팔기가 쉬운 개인이 가격이 싸지자 재차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설명이다. 국내 증권사 스몰캡 연구원은 "개인들은 컴플라이언스 본부 등이 없어 매매가 자유롭다"며 "지난 10월 코스닥 지수가 크게 떨어진 만큼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리고 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연말 산타랠리 등을 감안해 미리 선점에 나선 것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반면 우려하는 견해도 있다. 코스닥지수가 최근 10년 동안 12월에 하락세를 보인 경우가 많아서다.다른 국내 증권사 스몰캡 부장은 "코스닥지수가 연말에는 약세를 보인 경우가 많았다는 점에서 개인의 운용전략이 더욱 중요한 시점"이라며 "단순히 지수가 많이 떨어져서, 주가가 많이 하락했다고 해서 매수에 나서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무엇보다 대체로 개미가 주식을 많이 사면 상승하지 못한다는 주식시장에 통설도 있는 만큼 외국인과 기관 매수 추이를 참고할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들어 두 번째로 개인이 많이 매수한 1월 이후 지수는 하락세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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