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지만 코스피지수가 2200을 방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국내 증시가 출렁인 만큼 저점매수가 유효하다는 판단에서다. 또 북한과의 정상회담 등 대북리스크 완화도 코스피지수 하단을 방어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이익모멘텀이 높은 은행 통신 등 내수 업종 중심 대응이 유리하다는 관측이다.
14일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00포인트(0.18%) 상승한 2252.45에 거래되고 있다. 개인을 중심으로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닥지수는 0.65% 상승세다.
터키 리스크는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 터키 중앙은행이 13일(현지시간) 리라화의 법적 지급준비율을 모든 만기에서 250bp 인하하는 등 시장 안정 대책을 내놨지만, 리라화 폭락을 방어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당일 달러-리라화 환율은 7리라를 넘어서다 다시 반락했다.
터키 리스크를 주시해야 하지만, 현재 패닉에 동조할 필요는 없다는 진단이 나온다. 지난해 터키의 경제 규모는 GDP 기준 8495억달러로, 전세계 GDP의 1.1%에 불과해 글로벌 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긴 어렵기 때문이다.
조 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터키 입장에선 상황 악화를 방어하기 위한 IMF 구제금융 및 재정 여력 활용이 존재하고 있다"며 "터키 이슈로 유럽 주요 은행들의 CDS 프리미엄이 급등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개별 은행별로 편차가 크고, 기업별 이슈의 성격이 큰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연구원은 "패닉에 가까운 시장 반응이 나타난 것은 사실이지만 해당 이슈 자체는 센티멘트(시장심리) 측면 이슈 성격을 지니고 있다"며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약한 터키 수준까지 떨어진 우리 증시의 밸류에이션 수준을 고려해 볼 때 바닥권 부근이라는 상황 판단은 분명 가능한 만큼 현 시점에서 패닉에 동조하는 것은 실익이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터키 리스크에 따른 영향은 코스피 2200을 경계로 제한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 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시장 매기 및 변곡점 판단의 가늠자 역할을 수행하는 KOSPI BoP 지수가 전날 종가 기준 현재 -0.1포인트 레벨 매도 클라이막스 통과 시그널이 포착됐다"며 "추가 가격조정보다 기간조정 가능성이 우세하다는 것을 암시하고, 현 장세의 대응전략이 투매나 관망보단 중장기 시각 저점매수에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추가 레벨 하락 폭이 다른 국가보다 제한적일 것이라는 판단도 나온다. 문다솔 흥국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펀더멘털 대비 글로벌 내 절대적 저평가 지역으로, MSCI EM 대비 한국의 상대 주가수익비율(PER)은 70% 초반 수준으로 2005년 집계 이래 최저 수준"이라며 "과거 PBR 변동폭을 감안하면 코스피지수 2210을 최하단으로 염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내수 업종 중심으로 대응이 유효하다는 조언이다. 안진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3월부터 지속해온 북한과의 릴레이 정상회담에 따른 대북리스크 완화는 지수 하단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멀티플이 낮고 이익모멘텀이 높고 대외 노출도가 낮은 은행, 통신 등 내수 업종 중심 대응이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조 명균(오른쪽) 통일부 장관과 리선권(왼쪽에서 둘째)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13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韓증시 강보합 출발... 정상회담 소식에 경협주 강세...
전날 터키 금융위기 우려로 급락했던 한국 증시가 14일 강보합세로 출발했다. 이날 오전 9시 2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19%(4.33포인트) 오른 2252.78을 기록 중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332억원어치를 나홀로 순매도하고 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210억원, 95억원 순매수 중이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 역시 0.66%(4.96포인트) 상승한 760.61에서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이 155억원 ‘사자’에 나섰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96억원, 54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터키 쇼크는 단기적 악재이지만, 향후 장세 흐름이 반등으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김 영환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반적으로 급락 이후엔 ‘단기 반등 후 횡보’를 생각하기 쉽지만, 전체 지수의 경우 오히려 반대 경우”라며 “과거 사례를 통해 본다면 지수 급락 이후에는 2개월 내외의 조정기간이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이 수정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한국은 이미 약세장에 진입했다”며 “코스피시장의 반등은 데드 캣 바운스(dead cat bounce, 주가 급락 후 소폭 반등)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금 비중을 확대하고, 초우량기업만 보유하라”고 조언했다.
13일(현지시각) 미국 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보다 125.44포인트(0.5%) 내린 2만5187.70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1.35포인트(0.4%)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대장주인 애플의 상승(0.65%)에도 불구하고 19.4포인트(0.25%) 내렸다.
유가증권시장 업종별로는 9월 남북정상회담 소식에 비금속광물업(2.04%)과 건설업(0.89%)이 오르고 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13일 남북고위급회담 직후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9월 안에 평양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또 의미있는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양측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남북경협주로 분류되는 부산산업(011390)과 한일현대시멘트가 각각 4.00%(8000원), 3.41%(2100원) 올라 두드러지는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남광토건(001260)(2.98%), 성신양회(004980)(2.08%) 등도 견조한 추세를 그리고 있다.
코스피시장 시가총액 상위주 중에서는 삼성전자(005930)(0.44%), SK하이닉스(000660)(0.80%), 셀트리온(068270)(0.77%) 등이 대부분이 상승세다. 한국전력(015760)은 올해 2분기(4~6월) 적자전환 소식에 2.09%(650원) 하락 중이다.
입국장 면세점 도입이 추진된다는 소식에 항공주도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전날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입국장 면세점의 도입이 해외여행을 하는 국민의 불편을 덜어주면서 해외 소비의 일부를 국내로 전환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며 관계 부처에서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기내면세품을 판매하는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은 각각 1.26%(350원), 0.48%(20원) 내린 채 거래되고 있다. 이승은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입국장 면세점이 도입되면 항공사와 출국장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업체 매출에 타격이 예상된다”며 “올해 기내판매점 예상매출액이 감소한 상황에서 면세점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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