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화웨이' 불똥이 D램 시장에... "4분기 D램값 10% 하락"
D램익스체인지 "당초 -2~5%보다 가격 하락폭 확대"
화웨이 스마트폰·서버 출하 제한..내년엔 반등 전망...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D램 가격 하락세가 올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특히 가격 하락폭이 당초 한자릿수에서 두자릿수로 커질 것이란 '부정적'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긴장감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 3분기 D램 평균거래가격(ASP)이 전분기 대비 10~15% 하락할 것이라 예상했다. 당초 D램익스체인지는 지난해 연말과 올초만 하더라도 3분기 D램 가격 하락폭이 최대 -10% 수준일 것이라고 봤지만 3분기를 앞둔 6월에 전망치를 최대 -15%까지 하향조정한 것이다.
문제는 올 4분기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형 IT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투자가 지연되면서 재고 조정 과정으로 인해 D램 수요가 줄었고, 이로 인해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봤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업체들도 올 상반기까진 가격이 계속 떨어져 바닥을 찍은 뒤에 3분기부터는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점쳤다.
하지만 D램익스체인지의 전망은 달랐다. 보고서에서 D램익스체인지는 올해 4분기 D램 ASP가 최대 10%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당초 전망치인 2%에서 최대 5%로 한자릿수 하락폭이 두자릿수까지 커진 셈이다.
이같은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D램 가격인 3달러 밑으로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5월 D램 고정거래가격이 PC향 범용제품 DDR4 8Gb(기가비트) 1Gx8 2133㎒ 기준으로 3.75달러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6.25% 하락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 54.2% 급락했다.
D램 월 고정거래가격이 3달러대를 기록한 것은 2016년 9월 당시 3.31달러 이후 2년 8개월만이다. D램익스체인지가 내놓은 것처럼 올해 3·4분기에도 두자릿수 가격 하락이 실현될 경우 D램 가격이 3달러 초반까지 내려갈 것이란 분석이다.
메모리 시장에서 이같은 부정적 우려가 더욱 확산되는 가장 큰 이유로는 '미중 무역전쟁'을 꼽을 수 있다. 미국이 중국 최대 스마트폰 및 통신장비 제조업체인 화웨이에 대해 '거래 제한' 조치를 취했기 때문이다. 세계 2위 스마트폰 제조사인 화웨이의 단말기가 미국과 그 동맹국들에 대해 원활한 수출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D램 수요 감소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화웨이가 서버 시장에도 진출해 있기 때문에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시장 내 투자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D램익스체인지는 "열기가 더해지는 미중 무역전쟁은은 올 하반기 D램 수요를 더욱 급속하게 얼어붙게 만들 것"이라며 "데이터 센터 시장에서 설비 투자도 줄어들면서 하반기에도 D램 업체들의 가격 하향 조정 압박이 장기화될 것"이라고 했다.
세계 D램 시장 1~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우려도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해 1분기에 전년 대비 큰폭의 실적 하락을 경험한 양사는 2분기와 다가오는 3·4분기에도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 2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6조3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4%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SK하이닉스의 실적 하락은 더욱 심각하다. 와이즈에프엔이 추산한 SK하이닉스의 올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828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5.2%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의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 밑으로 추락하는 것은 2016년 3분기(7260억원) 이후 11분기만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D램익스체인지는 "D램 가격은 공급 제한과 올해 최저점 등을 감안해 2020년에야 반등할 것"이라며 "D램 생산업체들은 올해 재고 수준에 따른 타격을 인정해야 하며 재무제표를 수정해 '손실'을 보고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D램 가격 5개월 연속 급락... 8개월만에 8달러대→3달러대...
디램익스체인지 조사... 낸드플래시는 6개월째↓, 낙폭은 다소 둔화...
전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메모리 제품의 가격 하락세가 이달에도 멈추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31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에 주로 사용되는 DDR4 8기가비트(Gb) D램 제품의 가격은 이날 기준 평균 3.75달러로 한 달 전보다 6.25%나 떨어졌다.
올 1∼4월 매달 계속됐던 두 자릿수 급락세에서는 벗어났지만 5개월째 큰 폭의 하락세를 이어가며 4달러 선마저 무너졌다.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 9월(8.19달러)과 비교하면 무려 54.2%나 하락한 셈이다. 다만 낙폭이 지난달(12.28%)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최악의 국면은 지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USB 드라이브 등에 사용되는 낸드플래시의 범용 제품인 128Gb MLC(멀티플 레벨 셀)도 지난달 말(3.98달러)보다 1.26% 떨어진 3.93달러에 거래됐다. 지난 2017년 8월 5.78달러까지 치솟았던 이 제품의 가격은 지난해 12월부터 무려 6개월 연속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2016년 9월(3.75달러) 이후 2년 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디램익스체인지는 보고서에서 최근 미중 통상전쟁이 D램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통상갈등이 격화하면서 올 하반기 D램 가격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심하게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낸드플래시 시장에 대해서는 "주요 업체들이 생산물량을 줄이고 있는 데다 중국 이동통신 업계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면서 "6월에도 소폭 하락하거나 보합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