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마켓뷰] 中과 동조화라더니... 호재에도 찔끔 오른 코스피...
미·중 무역협상 시한 연장, 중국 증시 급등 등 제법 굵직한 호재성 재료들이 쏟아졌으나 코스피지수의 움직임은 실망스러운 하루였다. 외국인 순매도에 종일 부진하다가 간신히 상승 마감에 성공했다. 외국인·기관 순매수가 몰린 코스닥시장만 뚜렷한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가증권시장을 달굴 만한 새로운 동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25일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0.09%(2.06포인트) 오른 2232.56에 장을 마쳤다. 기관과 개인이 각각 803억원, 90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냈으나 외국인이 795억원어치를 팔며 지수의 발목을 붙잡았다.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도 5977계약을 순매도했다.
앞서 이틀 연속 하락 마감했던 코스닥지수는 전장 대비 0.94%(7.02포인트) 상승하며 750선(750.40)을 회복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767억원, 617억원 순매수했다. 개인은 1253억원어치를 팔았다.
◇ 미·중 협상 연장에도 찔끔 상승...
이날 주식시장에는 미·중 무역갈등이 해결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기대감이 스며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각)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3월 1일로 예정된 중국과의 무역협상 시한을 연장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적재산권 보호, 기술 이전, 농업, 서비스, 통화 등 핵심 이슈에 관한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매우 생산적인 회담의 결과로 미국의 대(對)중 관세 인상을 연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주요 아시아 증시 대부분이 강세를 기록했다. 특히 협상 당사자인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장 대비 5.6%(157.06포인트)나 오르며 2961.28에 거래를 마쳤다. 김지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무역협상 시한 연장과 더불어 자본시장 활성화 대책, 3월 중 개최될 양회, 중국 A주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EM)지수 편입 비중 확대 등에 대한 기대감이 유입됐다"고 했다.
하지만 평소 중국 증시와 동조화 현상을 보이는 코스피지수는 의외로 힘을 내지 못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 시한 연장 이슈는 이미 한국 증시에 상당부분 반영돼 있다"며 "급반등세를 보인 1월에 이어 2월에도 상승세를 지속한 건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다"고 했다.
이 연구원은 "유가증권시장에 상승 피로감이 누적된 상태"라며 "추가적인 자금 유입을 위해서는 새로운 상승동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업종별로 보면 종이목재, 운수창고, 은행, 유통, 섬유의복, 운송장비, 음식료품, 화학, 보험, 철강금속, 전기전자 등이 전날 대비 올랐다. 의료정밀, 의약품, 비금속광물, 기계, 건설, 전기가스 등은 약세를 나타냈다. 외국인 순매도는 의약품 관련주에 집중됐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삼성전자(005930)와 LG화학(051910), 현대모비스(012330), KB금융(105560), 삼성SDI(006400), 삼성화재(000810), 아모레퍼시픽(090430)등이 투자자를 즐겁게 했다. SK하이닉스(000660)와 셀트리온(068270),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한국전력(015760), LG생활건강(051900)등은 부진했다.
◇ 기대와 현실 검증시간 다가온다...
전문가들은 그간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의 상승 흐름을 이끌어온 ‘기대감’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이벤트가 이달 말부터 3월초 사이에 상당수 몰려있다고 전했다.
우선 26일에는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의회 청문회가 예정돼 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연준은 의회에 제출한 반기보고서를 통해 인내심 있는 금리 정책, 견고한 경기 등을 언급했다"며 "시장은 자산매입축소 종료 시점 관련 질문에 대한 파월 의장의 답변을 주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 연구원은 "파월 발언에 따라 달러화가 약세를 보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27일에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무역협상에 관한 의회 청문회에 나선다. 최근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중요한 이슈는 아직 타결에 이르지 못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28일에는 미·북 정상회담 결과가 나온다. 서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종전 협정과 제재 완화 등 진일보한 내용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경민 연구원은 "기대와 현실간 괴리를 확인하는 검증의 시간이 가까워지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추가 상승보다는 매물 소화, 숨고르기 국면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일 Asia마감]트럼프 한마디에 5.6% 급등한 中증시...
아시아 주요 증시가 25일 상승세로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3월1일로 예정된 무역협상 시한을 연장키로 발표하고 "협상이 잘되면 1~2주내로 아주 큰 뉴스가 발표될 것"이라며 낙관론을 펼치면서 중국 증시가 급등세를 보였다.
이날 중국 증시는 5% 이상의 상승세를 보였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장대비 5.6% 상승한 2961.283에 거래를 마쳤고, 선전종합지수도 5.42% 오른 1557.271을 기록했다. 이날 거래대금만 9000억위안(약 151조원)에 달해 2015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날 거래 규모는 지난 1년간 하루 평균 거래액의 3배에 육박했다.
상하이·선전 증시 대형주로 구성된 CSI300지수도 4.6% 올라, 지난 1월3일 이후 20% 넘는 오름세를 보였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증시가 불 마켓(장기간에 걸친 주가 상증장)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일본 증시도 무역협상 희소식에 상승 마감했다. 닛케이225지수는 전장대비 0.5% 오른 2만1528.23에 장을 마쳤고, 토픽스지수는 0.7% 상승한 1620.87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닛케이225지수는 심리적 고비인 2만1500선을 다시 회복하는 등 약 2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 관세 인상 연기를 표명했고, 중국 증시가 대폭 상승하면서 매수 심리가 강했다"고 설명했다. 전기 장비 및 기계 등 수출 관련주들이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이밖에 홍콩 항셍지수는 오후 4시26분 기준 전거래일보다 0.43% 오른 2만8940.72를 기록 중이고, 대만 자취엔지수는 0.66% 상승한 1만390.93으로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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