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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정보투자 이야기

아내한테 X-마스 선물로 롱패딩을 다시 사달라고 했다... F&F, 뭐가 어쨌다는 거야...??

 

 

 [종목대해부]'MLB·디스커버리' 만드는 이 회사... 오너 김창수 대표, 트렌드 읽는 감각 탁월... 
 어머, 이건 팔아야해"…해외판권 미다스의 손 'F&F'                     

 -베네통·시슬리 국내 첫 선…여성복으로 사업 시작
 -최대주주와 가족 지분 58% 지배구조 탄탄
 -라이선스 사업 탁월하지만 자체브랜드는 '글쎄'

 

  "붐디야다, 붐디야다~."('나는 세상을 사랑한다'는 의미의 아프리카어) 국민패딩 노스페이스가 슬슬 지겨워지기 시작하던 2012년 겨울, 중독성 강한 CM송과 함께 배우 공유가 등장하는 아웃도어 광고는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마니아층이 탄탄한 미국 자연·탐사 전문 다큐멘터리 채널인줄로만 알았는데 F&F가 '디스커버리' 의류 제품을 내놓자 트렌드에 민감한 20~30대 고객들이 몰려 들었다. 주요 아웃도어 업체들이 시장 포화, 경쟁 과다 등으로 실적이 줄어드는 변곡점을 맞았지만 디스커버리는 달랐다. 매년 매출이 무서운 속도로 늘었다.

 

 지난 겨울에는 ‘롱패딩’(무릎까지 내려오는 긴 기장의 패딩점퍼)이 히트를 치면서 대한민국 패션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업체가 됐다.

 ◇ 손대는 브랜드마다 대박... 20년 전 'MLB' 캐치한 감각

 

=1992년 설립된 F&F는 초기 사업모델은 여성복이었다. 이탈리아 브랜드 '베네통'과 '시슬리'를 국내에 들여와 판매했다. 당시 알록달록 원색의 베네통과 세련된 디자인의 시슬리 광고가 패션 잡지에 도배됐고, 젊은 여성들은 가장 입고 싶은 옷으로 이들 브랜드를 꼽았다.

 '레노마스포츠', '엘르스포츠'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던 F&F가 운명의 브랜드를 만난 건 IMF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6월이다. 박찬호 선수의 진출로 전 국민의 관심이 미국 메이저리그 프로야구(MLB)에 쏠리던 때 F&F는 'MLB' 의류 판권을 따냈다. 대중들이 MLB에 열광할 때 관련 제품을 만들어 팔기 시작한 것이다.

 LA다저스 팬도, 뉴욕양키스 팬도 F&F가 만든 모자와 티셔츠를 입고 응원을 했다. 특별한 마케팅을 하지 않았지만 미국 프로야구팀 로고가 새겨진 MLB 모자는 10~20대 젊은층의 필수템이 됐다. 응원팀 로고가 박힌 모든 제품을 구입하거나, MLB 전 구단의 신상 모자를 수집하는 마이나 고객이 형성되면서 매출이 자연스럽게 늘었다.

 디스커버리는 MLB에 이어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2번째 브랜드다. 디스커버리 채널의 자연·탐사프로그램 자체가 아웃도어·스포츠 의류와 딱 맞아 떨어지는 이미지여서 브랜드 인지도 덕을 톡톡히 봤다. 
 

 

 

 ◇탄탄한 지배구조…오너家 지분 58%

 

 = 될 성 싶은 브랜드를 알아보는 놀라운 감각, 시장 흐름을 먼저 읽고 사업을 진행하는 결단력은 F&F의 오너 경영인 김창수 대표에게서 나왔다.

 김 대표는 김봉규 삼성출판사 창업주의 차남으로 2002년 패션사업을 인적 분할해 독립했다. 형인 김진용씨가 출판사업 부문을 물려 받아 현재 삼성출판사 사장을 맡고 있다. 김 대표는 패션회사 설립 전 아버지 밑에서 삼성출판사의 핵심인 문구·팬시전문점 '아트박스' 대표로 경영 실무를 쌓고 시장을 익혔다.

 지난 9월말 현재 F&F 최대주주인 김 대표의 지분은 45.01%다. 아내 홍수정씨(3.57%)를 비롯해 김승범씨(2.79%), 김태영씨(2.60%), 김진욱씨(2.08%) 등 친인척 지분은 13.81%다. 오너와 특수관계인 지분이 58%를 웃도는 탄탄한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 아내 홍씨의 경우 상근 이사(기획·정보 담당)로 회사 경영에도 참여하고 있다.

 김 대표는 화장품 브랜드 '바닐라코'를 운영하는 비상장사 에프앤코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1500억원 규모로 중국(상하이)과 미국에도 법인이 설립돼 있다. 김 대표와 친인척이 이 회사 지분 99.83%를 보유하고 있다. 
 

 

 

 ◇ 라이선스에 집중된 포트폴리오... 자체 브랜드는 '글쎄'

 

 = F&F 매출 포트폴리오는 전체의 90% 이상이 해외 브랜드 라이선스 사업에 집중돼 있다. 실제 증권가 리포트를 분석해보면 F&F 브랜드별 매출은 디스커버리 3300억원, MLB 2600억원, MLB키즈 750억원 등으로 올해 전체 매출 추정액(7070억원)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라이선스 사업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F&F의 포트폴리오 재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라이선스 사업의 경우 수십년간 공들여 키워놓은 브랜드라도 계약기간이 끝나면 원래 주인에게 되돌려 주거나 운영자가 바뀌는 경우가 많아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회사 설립부터 함께하며 연 2000억원 정도 매출을 올렸던 베네통·시슬리 브랜드를 지난 2016년 직진출을 선언한 베네통 본사에 내준 전례도 있다. 레노마스포츠와 엘르스포츠는 실적 악화로 사업을 접었다.

 F&F가 올해 5월 이탈리아 패딩 브랜드 '듀베티카' 경영권을 인수하고, 잡화브랜드 '스트레치엔젤스'를 론칭한 것은 자체 사업 강화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라이선스 사업이 아닌 자체브랜드 사업에선 그동안 큰 성과를 내지 못한 만큼 시장의 기대치는 높지 않다.

 

 2002년 패션편집숍 '콜렉티드'를 선보였지만 의미있는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고 디스커버리에 앞서 선보였던 '더도어' 자체 아웃도어 브랜드 사업은 수개월만에 철수한 바 있다.

 서 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라이선스 사업을 주로 해 온 F&F가 MLB 해외 진출, 자체브랜드 듀베디카 운영 등에 나서는 것은 모험이라는 해석이 많다"며 "하지만 기획, 마케팅, 판매 등 선순환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만큼 신성장 동력을 마련할 수 있을 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종목대해부]주가 견인차 디스커버리, 올해 성장 주춤... 신성장 이끌 차세대 브랜드 부재에 발목...

 - 면세점 강타한 'MLB'... 2.5배 뛰었던 주가 다시 원점 '왜'                     

 

 F&F는 올해 주식 투자자들에게 천국과 지옥을 동시에 경험하게 해 준 종목이다. 연초 대비 2.5배 주가가 치솟았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는 등 등락폭이 컸다. 디스커버리와 MLB가 회사 전체 매출을 양분할 정도로 실적 구조가 단순하다보니 계절에 따라, 시장 해석에 따라 쏠림 현상이 심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1일 F&F는 전날보다 2.67% 떨어진 4만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 때 심리적 지지선인 4만원이 무너지면서 3만9400원까지 하락했지만 종가 기준으로 4만원선을 지켜냈다.

 2016년만해도 F&F 주가는 1만5000원~1만7000원을 오가는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디스커버리 인기가 치솟으면서 주가도 상승 곡선을 탔다. 롱패딩이 대한민국 패션계를 강타한 지난해 겨울에는 4만6000원대까지 올랐다.

 디스커버리 롱패딩 약발이 떨어질 때쯤 MLB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힙합 열풍으로 스냅백(챙이 평평한 모자)이 유행하면서 한 때 부진을 겪던 MLB 대표 상품인 볼캡(야구모자)이 다시 인기를 끌기 시작한 것이 재료가 됐다.

 올 들어 면세점에 입점하면서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들이 'K뷰티' 못지 않게 열광하는 필수 쇼핑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MLB 모자의 인기로 F&F 분기 실적이 30~40% 성장했다는 분석이 쏟아지면서 주가도 날개를 달았다. 올 1월초 4만2200원에 장을 시작한 F&F 주가는 무섭게 치솟아 9월5일 10만5000원을 찍었다.

 

  하지만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순식간에 급등한 주가는 뚝심을 발휘하지 못했다. 글로벌 변동성 위기가 커진 10월 급락장을 버티지 못하고 무서운 속도로 추락했다. 10월말에는 주가가 5만원선까지 떨어지더니, 이후 약세가 지속돼 현재는 4만원선도 위협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가 하락 요인으로 차기 성장 브랜드의 부재를 꼽고 있다. 겨울시즌 대표 주자인 디스커버리 매출이 지난해 높은 기저 부담으로 역성장할 가능성이 제기된 것도 한 요인이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MLB의 인기는 여전하지만 디스커버리의 성장세는 주춤한 상황"이라며

 

 "이들 브랜드 인기를 이어갈 제3의 브랜드 등장 여부에 따라 주가 흐름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가와 직결되는 실적 전망은 나쁘지 않다. 대신증권은 올해 F&F 매출액이 7070억원으로 전년(5610억원) 대비 26%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영업이익은 1150억원으로 17.3%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영업이익 두자릿 수 성장은 양호한 실적이지만, 2배 이상 폭발 성장한 전년과 비교할 때 기대치에 못 미친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