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폭락했던 제약·바이오 업종이 바닥 확인 후 반등에 성공해 상승장을 이어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10월 센티멘털 개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자료사진) ⓒ게티이미지
제약·바이오로 다시 쏠린 눈... 하반기 반등장 이끌까...
금융감독원의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분식회계 잠정 결론으로 이슈가 일단락되고, 금융당국이 제약·바이오기업의 연구·개발(R&D) 비용 회계처리 세부기준을 마련하기로 하면서 제약·바이오 업종에 우호적인 시선이 쏠리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제약업종 지수는 장중 한때 11049.15 최고점을 경신하며 상승폭을 키우다 전일 대비 1.07%오른 11039.30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는 셀트리온제약, 코미팜, 차바이오텍, 메디포스트 등 시총 상위 종목들이 각각 전 거래일 대비 5.67%, 3.43%, 4.34%, 9.74% 씩 줄줄이 올랐다.
제약업종은 올초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감리, R&D 비용 자산화 등 불확실성이 투자심리를 경색시키며 4월부터 지난달 까지 곤두박질 치다 지난달 16일 최저점 9294.28을 찍으며 바닥을 확인하고서야 반등했다. 지난달 27일부터 전날까지 일주일 동안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는 각각 132억원, 602억원어치를 순수히 사들이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증권업계에서는 상반기 악재로 떠올랐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이슈와 R&D비용의 자산화 이슈 등이 해소되며 하반기 제약·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는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강 양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R&D 회계처리 완화 움직임에 따라 회계감리 불확실성이 해소될 전망”이라며 “금융위에서 회계 감독 기준 마련을 준비하고 있어 임상 1상과 2상이 비용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여기에 더해 헬스케어 업종의 전세계적 센티멘털 개선이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헬스케어 센티멘탈이 좋아지고 있다”며 “우리나라 뿐 아니라 미국, 일본 등 전세계적으로 멀티플이 상향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약·바이오 업종의 현 시점을 “상반기 악재들을 소화를 하고 있는 구간”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R&D 비용에 대해 자산화하는 이슈와 관련해 가이드라인이 나올 것이라 예상되기 때문에 반기실적에 대해서도 많은 회사들이 정정공시나 잠정사업보고서를 정정하면서 과거의 미지수에 대해 명확해지는 것이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가하면 지난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약가인하 청사진에 이어 미국 내의 약제 가격 인하 움직임이 국내 바이오 업종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신 재훈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약제 비용이 과도한 데 따른 미국 환자들의 부담을 구조적으로 바꾸기 위해 약가 인하를 추진 중이다”라며 “가격을 경쟁시켜 가격인하를 꾀한다는 방침인데 가격 측면에 있어 오리지널 약품보다 경제적인 바이오시밀러가 좀 더 메리트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 연구원은 “미국은 유럽처럼 바이오시밀러가 제약업종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지 않아서 관련 제도들을 정비 중에 있다”며 “이런 움직임이 국내 바이오시밀러 업체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하반기에는 바이오시밀러 등 생명공학 분야가 업종의 선봉에 설 것이라는 게 전문가의 중론이다.
강양구 연구원은 “바이오 업종 가운데서도 생명공학 전반의 센티멘탈이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생명공학 업체들이 예년에도 10월부터 센티멘털이 개선됐던 점을 고려할 때, 올해도 유사한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며 하반기 10월부터 12월까지 바이오 업종의 강세를 점쳤다.
그는 “신라젠, 녹십자셀 등 많은 회사들의 기존 임상에 대한 결과 발표가 연말에 많이 나온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신재훈 연구원은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확장세에 주목하면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삼바에피스 등이 수혜종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신약개발 업체들에 주목했다.
선 연구원에 따르면 플랫폼 기술은 바이오 신약 개발 과정에 적용해 다양한 후보물질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반으로, 복용 편의성을 개선하거나 효능을 높이는 등 기술적 진화로 높은 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는 원천기술을 의미한다.
선 연구원은 “상반기 R&D자산화 이슈와 같은 제약·바이오 섹터 내 불확실성 증가로 많은 신약개발 회사들의 주가가 크게 조정받았다, 그러나 최근 불확실성 완화로 인한 저점 매수 움직임이 보이면서 해당 업종이 바닥을 다지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 연구원은 신약개발 회사들 중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으로 제넥신, 펩트론, 레고켐바이오, 앱클론, 올릭스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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