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코스피 바닥 쳤나... "단기 반등, 추세 상승은 아직..."
미중 무역전쟁과 신흥국 금융 불안 등으로 휘청이던 코스피가 최근 연일 오르면서 추가 상승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코스피는 28일 3.82p(0.17%) 오른 2,303.12로 장을 마쳤다. 이로써 코스피는 지난 9일 이후 12거래일 만에 2,300선 위에서 마감했다. 코스피는 지난 16일 2,240.80(종가 기준)까지 밀려 연중 최저치를 찍고서 상승세로 돌아서 17일부터 이날까지 8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지속했다.
이날 지수는 장중 한때 2,314.60까지 올라 근 한 달 만에 장중 2,310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심리적 지지선인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안팎까지 내려간 상태에서 무역분쟁이나 신흥국 불안, 달러 강세 등 대외 악재도 숨 고르기에 들어가면서 단기 반등 여건이 조성됐다고 진단했다.
김 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터키발 신흥국 위기 우려 등에 한동안 과민 반응했으나 글로벌 경기 모멘텀이 유효하고 달러 강세도 진정되면서 12개월 선행 PBR 0.9배에 해당하는 2,200선을 저점으로 반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달러 강세가 진정될 기미가 보인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최근 잭슨홀 연설에서 점진적 금리 인상 기조 유지를 시사하면서 신흥국 증시를 짓눌러온 달러 강세 추세가 한풀 꺾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곽 현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연준의 완화적 태도에 대한 기대감이 달러 약세로 연결되며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미중 무역 협상 과정을 면밀히 추적해야 하나 지수가 단기 바닥을 통과한 것으로 보여 급락 전 수준인 2,450∼2,500선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 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도 "달러 강세가 진정되면 신흥국 증시로 자금 유입이 재개될 것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며 "0.9배에 불과한 코스피 PBR도 이론적 기준점인 1배로 복귀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져 있다"고 말했다.이 팀장은 "앞으로 변동성이 축소되면서 2,300선에서 저가매수를 하려는 심리가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당국이 위안화 절상 움직임을 보이고 미국과 멕시코가 양자 무역 협상을 타결한 것도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투자심리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강재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위안화가 절상되면 무역분쟁 심화와 위안화 급락으로 확대됐던 신흥국 리스크가 완화하면서 신흥국 증시로 자금이 다시 유입될 것"이라며
"코스피 역시 위안화 절상 시 외국인 자금 유입으로 단기 반등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주가 반등이 중장기적인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스피가 더 떨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으나 무역분쟁 등 불확실성 요인이 완전히 해소돼야 추세적인 상승을 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의 상승은 기술적 반등으로 본다"면서 "미중 무역 협상 재개가 갈등 해결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달러 강세의 본질인 미국의 차별적 경제성장과 연준의 긴축 사이클 진행 자체는 흔들림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글로벌 차원의 금융위기로 상황이 악화하지 않는다면 지수 하방압력은 제한될 것"이라면서도 "거래 증가와 이익 모멘텀 하향 추세의 반전이라는 조건이 충족돼야 코스피가 상승 추세로 나아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코스피의 높은 대외 노출도와 민감도, 실적 불확실성 등을 고려하면 추세적인 상승 반전보다는 기술적 반등에 그칠 것"이라며 "국내외 경기와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유입되기 전까지는 2,400선 위로 안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일의 전략]코스피 8일 연속 상승하며 2300p선 회복, 외국인 6일째 순매수...
- 2300선 회복 코스피, 9월엔 '박스피(BOXPI)' 유력...
지지부진하던 코스피가 8월9일 이후 약 20일 만에 종가 기준 2300선을 회복했다. 지수가 8일 연속 상승하며 반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9월 증시는 강세장보다 박스권이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28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3.82포인트(0.17%) 오른 2303.12에 마감했다.
외국인이 1431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과 기관이 각각 1630억원, 465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6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하며 총 9483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코스피는 최근 10거래일 중 9거래일 상승세를 나타냈다. 투자심리도로 보면 '과열'이라고 볼 수 있을 만큼 반등의 힘이 강했단 얘기다.
증시가 부진하다는 얘기가 파다하지만 최근 한국 증시의 분위기는 반등에 확실한 무게를 두고 있다. 반등 흐름이 확실해지는 가운데 주식시장의 전략가들은 조심스럽게 가을 장세를 예상하고 나섰다.
김 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9월 국내 증시는 반등 가능성이 높지만 반전의 시작이 화려할 거라는 생각은 버리는 것이 필요하다"며 "잠재 불안요소가 반영된 가운데 환율과 시장금리 안정이 가져다주는 효과를 누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코스피는 미중 무역전쟁 이슈에 점점 둔감해지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미중무역분쟁은 이제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아닌 하나의 상수가 된 것이다. 무역분쟁과 관련된 호재와 악재가 교차할 때마다 시장이 흔들릴 수 있겠지만 큰 폭의 급락 또는 급등이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즉 강세장에 대한 기대는 높지 않지만 급락장도 연출되지 않을 것이므로 '박스권'이 유력하다는 것이다.
김 형렬 센터장은 "반등국면의 투자환경을 정확히 파악하고 반등 국면에 잊지 말아야 할 원칙을 세우자면 작은 수익이라도 챙겨 재하락 위험이 커질 경우 버틸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라며 "단기 차익을 쟁취하는 결정의 기준을 갖고 있는 것이 필요하겠다"고 조언했다.
김 센터장의 조언은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최근 시장 대응과도 맞물리는 방식이다. "기관들이 도통 장기투자에 관심이 없어요. " 한 증권사의 리서치센터장이 불만을 말했다. 다들 방망이를 짧게 잡고 단기 투자에 집중하는 분위기라는 것. 결국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대량 매수하지 않는다면' 박스권이 유력하고 박스권 순환매 속에서 단기 대응이 우위 전략이라는 것이다.
정 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반등이 추세를 만들어나갈 것인지, 기술적 반등에 그칠 것인지를 판단해볼 때 아직 추세 회복을 논하긴 이른 시점"이라며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확대되고 있으므로 위험자산 선호 현상 회복이 가능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이날 코스피가 2300선을 회복하긴 했지만 여전히 지난 1월 기록한 장중 고점(2607.10) 대비 10% 이상 하락한 상태다. 지난 1994년 이후 코스피 지수가 52주 신고가 대비 10% 이상 하락률을 기록했던 사례는 총 5회로 1998년 외환위기, 2000년 초 IT버블, 2008년 금융위기, 2011년 유로존 위기, 2016년 2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 때다. 대부분 극단적인 위기가 발생했을 때였다.
정 다이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 코스피 지수는 52주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했고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하방 압력은 제한적"이라며 "지금은 한국 수출과 소비심리가 동반 위축됐던 2000년대 초, 2010년 초와 유사한데 당시는 박스권 장세가 시작됐던 시기"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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