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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f-millionaire

[2015/2017]여의도 S트레뉴 빌딩, 그 2년전과 올해 분위기...

 

 

 [2015년6월글]반 년만에 10배 넘는 수익률... 전업 투자가 성지 여의도 S트레뉴 가보니...

 

 자산운용사 매니저 출신의 A씨는 올해 초 회사를 그만두고 개인 투자자로 나섰다. 직장인 생활을 답답해 하던 그는 ‘인생은 한 방’이란 말을 남긴 채 회사를 떠났다. 그리고 자기 돈 5억원에 10억원을 빌려 총 15억원의 종자돈을 마련했다. 그가 집중 매입한 주식은 골판지와 화장품 사업을 주로 하는 산성엘엔에스.

 

 이 회사 주식은 화장품 사업 붐에 힘입어 작년 6월 7180원에서 지난 5월 12만800원까지로 올랐다. 15배에 가까운 상승률이다. 이 주식 외에 다른 주식도 대박이 나면서 A씨의 투자금은 최근 85억원으로 불었다. 여기서 빌린 돈 10억원을 제하면 75억원. 결과적으로 자기 돈 5억원으로 75억원을 만들었으니 1400% 수익률을 달성했다.

 지난해말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종목별 급등 주식이 쏟아져나오면서 대박을 친 개인 투자가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한 곳에 둥지를 틀고 있다. 바로 서울 여의도 S트레뉴 빌딩이다. 도심형 오피스텔인 S트레뉴에는 몇 년 전부터 많은 개인 투자가들이 사무실을 열었고 최근 들어 대박을 친 입주자들이 대거 등장했다.

 

 이들은 한 건물 내에서 서로 정보를 공유하며 웬만한 코스닥 기업 주가는 쉽게 끌어올릴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래서 ‘S트레뉴 투자자문’이 생겼다는 우스개 소리까지 나온다. 1000억원 넘게 번 경우가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런 얘기가 맞는지 지인의 소개를 받아 s트레뉴를 찾아가 봤다. 

 

 2009년 준공한 S트레뉴는 독특한 X자 모양 오피스텔로 여의도 공원 앞에 있다. 36층 117실 규모로, 면적은 50평형 부터 125평형 까지다. 찾아간 곳은 가장 일반적인 50평형이다. 분양면적은 50평형이지만 전용률은 55%로, 아파트로 치면 30평형 규모다. 원룸형으로 지었지만 중간에 가벽을 쳐서 독립 공간이 있다.

 

 이 곳에서 일하는 투자가 B씨는 4명이 함께 사무실을 열었다. 이들은 각자 사무용 책상의 컴퓨터 앞에 앉아 키보드를 두드리고 마우스를 굴리면서 조용히 투자에 집중하고 있었다. B씨는 아직 대박을 내지는 못했다고 한다. “연초 10억원을 갖고 사무실을 열었는데 수익률이 20% 정도”라며 “일반 직장인 연봉보다는 많지만 위험성이 큰 만큼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B씨 사무실에 있는 4명의 투자가들은 공간만 함께 쓸 뿐 투자는 각자 알아서 한다. 이에 같은 사무실 안에서도 매일 희비가 갈린다. B씨는 “같은 날 크게 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크게 잃는 사람도 있다”며 “사무실 동료끼리 그날 그날 술로 풀곤 한다”고 했다. 투자가들 중에는 증권사나 자산운용사 출신이 많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산운용사 매니저 연봉이 1~2억원 정도 하는데 5~6년 정도 일하면 1년에 5000만원 정도 씩 모아 3억원 정도 종자돈을 만들 수 있다”며 “이 돈을 밑천삼아 전업 투자에 뛰어드는 경우가 꽤 있다”고 했다. s트레뉴는 입주 투자가들과 고락을 함께 하는 보금자리이다.

 

사무 공간 옆으로 냉장고, 김치냉장고, 식기세척기, 오븐 등이 빌트인 된 주방이 있다. 에어컨, 세탁기, 빨래 건조기 등도 기본 옵션이다. 샤워실, 세면대, 용변기가 있는 화장실은 호텔식이다. 독립 공간에 침대를 가져다 놓고 잠깐 눈을 붙이는 용도로 활용하기도 한다. 편의시설도 괜찮은 편이다. 무료로 활용할 수 있는 휘트니스 센터가 있고, 입주자 지인이 묵을 수 있는 하루 8만8000원짜리 게스트하우스도 있다.

 

 한 입주자는 “주방, 화장실 등 시설이 좋아서 거주용으로 쓰는 경우도 꽤 있다”고 전했다. 50평형 사무실의 요즘 시세는 월세 기준 한 달 500만원. 한 번에 1년치인 6000만원을 내고 들어가는 형태가 많다. 반전세로 하면 보증금 3억원에 월세 300만원 정도이다. 관리비는 봄·가을철을 기준 한 달 60~70만원 정도, 냉난방을 하는 여름과 겨울철엔 100만원이 넘어간다.

 이런 비용이 부담되지 않느냐고 질문에 한 입주자는 “모두 대박을 꿈꾸는 사람들이라 월세가 얼마인지는 신경쓰지 않는다”고 했다.

 

 특히 3~4명이 공동 부담하는 형태가 많아서 감당 가능하다는 게 입주자들 설명이다. 한 투자가는 “점심 약속을 대부분 여의도에서 하는데다 수시로 정보 교류 모임도 있어서 여의도에 근거지를 두는 게 유리하다”며 “사무실로 쓰기에 입지나 시설 면에서 S트레뉴가 제일이라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선호한다”고 했다.

 

 올해 대박을 낸 사람들은 대부분 화장품, 제약, 바이오 종목에 투자해 돈을 벌었다. 중국 관광객 특수 같은 테마에 힘입어 값이 크게 오른 주식들이다. 순수하게 자기 자본만 투자하는 경우도 있지만 돈을 빌리거나 투자를 받아서 종잣돈을 키운 경우도 많다. 1억원으로 100억원을 만들려면 해당 주식 가격이 100배 올라야 하지만, 9억원으로 빌려 10억원을 만들면 10배만 올라도 100억원을 만들 수 있다.

 

 이후 빌린 10억원을 갚으면 1억원으로 90억원이 만들어진다. 이렇게 대박을 치는 사람들이 나오면서 S트레뉴의 지하 주차장은 웬만한 수입차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또 올해 1800% 수익률을 낸 사람이 곧바로 해외여행을 떠났다는 류의 부러운 소식이 들려 오고 있다. 이런 성공담에 많은 사람들이 부나방처럼 전업 투자가 대열에 들어서고 있다. 하지만 이는 자칫 위험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자기 자본이 부족해서 주식담보대출, 심지어는 신용대출까지 얻어 투자에 나서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사람일수록 위험한 투자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 어차피 자기 돈이 아니니 모 아니면 도 심정으로 신용불량자가 될 각오를 하고 투자에 나서는 것이다. 전업 투자가 B씨는 “앞으로 장이 폭락할 경우 당장 한강으로 달려갈 사람들이 꽤 보인다”며

 

 “하루 하루 피말리는 생활이 힘들어서 어느 정도 수익을 거두면 나도 빨리 이 생활을 청산하고 싶다”고 했다. 한편 소문처럼 1000억원 이상 번 사람이 있다는 얘기는 말 그대로 소문일 뿐이란 게 입주자들 설명이다. 또 특정 기업의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입주자들끼리 연합한다는 것도 소문에 불과하다고 한다.    

 

 

 [2017년8월글]'청년 버핏' 해프닝…전업투자자의 세계는?

 주식투자로 400억대 자산 일궜다는 박철상씨 허위로 드러나
 전업투자자들, 사무실서 투자 나서지만 이들 모인 빌딩은 공실되는 등 부침 겪어
 수익 부풀리고 고급차 등으로 재력 과시…투자자 현혹 시키기도

 

 ]#전업투자자인 A씨(56). 사무실을 차려 주식 투자를 업으로 삼은 지 15년이 넘었다. 출근하면 2대의 컴퓨터 모니터를 켜고 그날 뉴스를 확인한다. 증권사 리포트도 검색한다. 주식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시세창을 띄워놓고 매일 주식 거래를 하고 있다.

 #B씨(28)는 명문대 대학원생이다. 대학생 때부터 주식 투자에 눈을 떴다. 500만원으로 시작한 투자금은 7억원까지 불어났다. 투자로 수익을 올리자 부모님이 추가 투자금을 지원해주기도 했다. 그는 취직할 생각이 없다. 주식 토론 모임에 참석하며 전업투자자의 길을 가기로 했다.

 최근 주식투자로 400억원대 자산을 일궜다던 '청년 버핏' 박철상(33ㆍ경북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씨의 '거짓 논란'이 투자자들 사이에 화제다. 박씨는 주식 투자금으로 기부를 하며 '경북대 기부왕'으로 유명세를 탔다. 그러나 사실 그가 주식으로 번 돈은 14억원에 불과하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주식투자자 신준경(44)씨가 그의 자산에 의혹을 제기한 데 따른 결과다. 재야 고수로 유명한 김태석 가치투자연구소 대표(48)도 그가 운영하는 주식 관련 카페에 박씨의 자산에 대한 사실이 거짓이라는 점을 알렸다. 주식투자자들 사이에서의 일이 사회적 이슈가 된 것이다. 그만큼 전업투자자들이 많아지면서 생긴 일로 보인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개인주주는 489만명이었다. 5000만명의 대한민국 국민 중 10분의 1이 주식 투자를 하는 셈이다. 하루에 1억원 이상 거래하는 개인투자자들도 많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유가증권시장에서 하루에 개인이 1억원 이상 주문한 것이 평균 9086건이나 된다. 1만주 이상은 평균 2만1214건이다. 이는 전체 개인 주문건수의 0.78%다. 

 이처럼 대량주문을 내는 개인은 전업투자자로 볼 수 있다. 전업투자자 수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일각에서는 100만명 이상일 것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이 중 특히 의미 있는 전업투자자는 30억~50억원을 운영하며 그 중 자기 자금이 많으면 40~60%를 갖고 매매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사무실을 차리고 기사 검색, 기업탐방 등을 위한 직원들도 고용한다. 전문투자가 못지않다.

 

 실제 이런 경로를 거쳐 투자자문사, 자산운용사가 되기도 한다. DS자산운용의 장덕수 대표, 시너지파트너스의 구자형 대표가 그 예다. '주식농부'로 유명한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는 사무실을 차려 주식 투자에 매진했고 현재 2000억원 이상의 주식 자산을 보유해 성공한 '슈퍼개미'로 불린다. 

 전업투자자들이 급증한 때는 3~4년 전으로 볼 수 있다. 불황으로 증권사 등이 구조조정을 하면서 퇴직한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 등이다. 애널리스트 출신 개인투자자인 '애미', 펀드매니저 출신 개인투자자인 '매미'라는 신조어도 탄생했다. 이들은 여의도 등지에 사무실을 잡고 기업탐방, 정보 교류 등을 하며 주식 투자를 했다. 

 퇴직한 사람 외에 젊은 20대의 전업투자자들도 생겨났다. 업계 관계자는 "성공한 전업투자자들이 부각되고 취업이 어려워지며 일부 20대들이 아예 직장을 갖지 않고 전업투자부터 시작하는 경향이 생겼다"며 "대학교 투자동아리, 대학생 주식투자대회 등을 거치며 '상한가 따먹기(상따)' 등 공격적 성향으로 주식 투자를 해 500억원대까지 자산을 불린 사람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업투자자들이 부침을 겪는다. 모두 성공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펀드매니저나 애널리스트 출신 전업투자자들이 주로 모인 여의도 S트레뉴 빌딩에 공실도 생겨났다"며 "주변에 14명의 전업투자자가 있는데 13명 정도가 손실을 보고 있다"고 귀띔했다. 

 전업투자자들의 위상은 수익률과 투자금과 비례한다. 펀드매니저나 애널리스트 시절 탐방을 환영하던 기업들도 전업투자자에게는 까다롭다. 일부 증권사는 매미와 애미의 기업설명회를 막아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렇다 보니 일부 전업투자자들은 자신들의 수익을 부풀리기도 한다. 고급 외제차를 중고에 사거나 리스하며 재력을 과시하기도 한다.

 

 지난해 사기 혐의로 구속된 청담동 주식부자는 수십억원대 고급 자동차로 투자자들을 현혹했다. 경북대 청년 버핏처럼 기부를 매개로 유명세를 얻는 경우도 적지 않다. 기부는 재력을 과시할 뿐만 아니라 도덕성까지 선전할 수 있어 화제의 인물로 부각되기 쉽기 때문이다. 유명해지면 돈을 모으기도 쉬워진다.

 

 증시에서 돈을 벌지 못한 투자자들 중 일부가 이들의 만들어진 대박 신화에 편승하려 돈을 맡기거나 추종 매매를 하기 때문이다. 한 전업투자자는 "버핏조차 모든 투자에서 성공하지 못하는 게 주식시장"이라며 "시장에서 믿기지 않는 수익률을 올렸다고 자랑하는 사람들은 일단 의심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