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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정보투자 이야기

[아시아경제-단독]제도 개선 두달만에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건수 100건 돌파...

 

 

개선안 시행 前 대비 5배↑, 37거래일만... 제약·바이오주 다수 이름 올려...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 개선안 시행 이후 처음으로 적출건수 100건을 넘어섰다. 거래일수로는 37일만이다.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높은 코스닥 시장의 적출건수가 전체 건수의 90% 이상을 차지할 할 정도로 폭증, 시장정보 제공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 실효성을 거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월25일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 개선안 시행 이후 이달 22일까지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건수가 총 101건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개선안 시행 이전보다 5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 개선안 시행 전 6개월 동안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건수는 19건에 불과했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이 10건, 코스닥 시장이 91건을 기록하면서 개선안 시행 전과 완전히 다른 양상을 이어가고 있다. 개선안 시행 전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11종목, 코스닥 시장에서 7종목이 총 19차례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되는 데 그쳤다. 지난 3월 제도를 처음 시행하고서 3주 만에야 첫 공매도 과열종목이 지정된 반면 개선안 시행 이후에는 하루 평균 3건 이상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업종별로는 최근 가파르게 상승한 제약·바이오 상장사가 다수를 차지했다. 전 거래일에만 

 

 에이프로젠제약

,

 녹십자셀

 

, 대화제약, 바이오니아, 오스템임플란트 등 5개 종목이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됐다. 메디톡스, 젬백스, 차바이오텍, 셀트리온, 셀트리온제약, 에이치엘비생명과학 등도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 이어 더블유게임즈, 로엔, LIG넥스원, 루트토닉, 에이티젠, 백금 T&A 등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됐다.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되면 다음 날 하루 공매도 거래가 제한된다.  

 여러번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된 종목도 10여곳에 달했다. 셀트리온제약이 가장 많은 7번 지정됐고 로엔(6번), 리더스코스메틱(6번), 더블유게임즈(4번), 에이티젠(3번), 오스템임플란트(3번), 제닉(2번), 젬백스(3번), 메디톡스(2번), 셀트리온(2번) 등으로 뒤를 이었다. 개선안 시행 후 코스닥 제약·바이오 상장사의 지정건수가 증가한 배경은 유가증권시장에 비해 코스닥 시장에서 적출이 더욱 쉽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스닥 시장의 경우 '공매도 비중 15% 이상·주가하락률 5% 이상·공매도 비중 증가율 2배 이상'이던 지정 요건이 '공매도 비중 12% 이상·주가 하락률 5∼10%·공매도 거래대금 증가율 5배 이상이거나 주가하락률 10% 이상·공매도 거래대금 증가율 5배 이상'으로 바뀌면서 과열종목 지정이 용이해졌다.

 유가증권 시장은 전체 거래대금 중 공매도 비중 18% 이상·주가 하락률 5∼10%·공매도 거래대금 증가율 6배 조건을 동시에 충족하거나 주가하락률 10% 이상·공매도 거래대금 증가율 6배 이상에 해당하면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해 상대적으로 까다롭다.

 업계는 일단 일반투자자들에게 공매도 시장정보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개선 전보다 실효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내놨다. 증권사 투자분석담당 관계자는 "공매도가 감소하지 않았다며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이 있기는 하지만 시장의 정보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는 유의미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공매도 지정요건을 확대하면서 예외조항을 둔 점이 뒤늦게 논란이 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거래소는 선물 시장조성자나 상장지수펀드 유동성 공급자로 지정된 증권사 등에는 위험관리를 위한 공매도를 허용하고 있다. 지난달 18일 셀트리온은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돼 하루 공매도 거래가 제한됐지만, 실제 약 500억원어치의 공매도 거래가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투자자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단골손님은?

 

 한국거래소가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요건을 확대하면서 적출 건수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공매도 과열종목 '단골손님'의 등장도 빈번해지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3월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 시행 이후 전날까지 모두 79건의 공매도 과열종목 적출이 있었다. 특히 지난 9월 25일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요건이 확대된 개선안 시행 이후 60건의 적출이 나왔다. 하루 평균 2.5건의 과열종목 지정이 있었다는 얘기다.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이 늘어난 만큼 '단골손님'의 등장도 빈번해지고 있다. 현재 자주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되고 있는 기업 1, 2위는

 

 셀트리온제약

  (7건)과

 

 리더스코스메틱

 (5건)이다.

 

 로엔

(3건),

 

 제닉

 (2건),

 

 서부T&D(2건), 예스티(2건) 등도 중복 지정된 경험이 있는 종목들이다. 

 현 제도에서는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되면 하루 동안 정규시장 및 시간외시장에서 공매도 거래가 금지돼 있다. 그러나 금지 기간에도 일부 공매도 거래가 허용될 수 있도록 예외 규정을 만들어놓고 있어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가 있으나 마나 한 제도"라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또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단골손님'에 대한 관리 혹은 대응책도 없어 제도의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거래소는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를 시행하는 가장 큰 목적이 공매도 금지가 아닌 공매도 관련 정보 비대칭성 완화에 있는 만큼 추가의 규제가 필요 없다는 입장이다.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이 공매도를 없애기 위한 제도가 아니라는 얘기다.

 

 거래소는 공매도 종합 포털에 마련된 '오해와 진실' 코너에서도 "공매도는 증권시장에서 여러 순기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공매도를 금지할 경우 오히려 증권시장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안 일찬 한국거래소 주식매매제도팀장은 "시장에는 공매도가 필요한 부분도 있기 때문에 자주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된다고 해서 이를 규제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으로 하루 동안 거래가 금지되는 것도 '주의환기' 차원으로 접근해야지,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 시행 후 공매도가 줄지 않았다고 해서 제도의 실효성을 따져서는 안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