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 징후 실시간 포착... “증권범죄 꼭 잡아낸다”
- 한국거래소 ‘검은손’과의 전쟁
#1. 지난 4월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시스템에 이상거래 징후가 포착됐다. 거래소로부터 자료를 넘겨받아 분석을 시작한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은 곧 30대 초반의 회계사 A씨를 중심으로 불공정 거래가 일어나고 있음을 발견했다. 대형 회계법인 회계사 9명이 줄줄이 엮여 나왔다.
이들은 감사를 맡은 회사의 실적 정보를 활용해 주식과 파생상품 거래에 투자해 6개월 만에 7억 6300만원의 수익을 남긴 것으로 드러났다. 거래대금만 143억 1800만원에 이르렀다. 전문가 집단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불공정 거래를 하다 적발된 최초의 사건이다.
#2. 최근 한 증권 사이트 운영자 B씨는 거액을 들여 특정종목을 미리 매집한 뒤 자신의 이름값을 믿고 사이트에 가입한 유료회원 수십명에게 해당 종목을 추천하는 문자 메시지를 돌렸다. 한 시간쯤 뒤엔 사이트 무료회원들도 볼 수 있는 게시판에 종목 추천글을 올렸고 이어 포털사이트 주식 게시판에도 같은 글을 옮겼다.
주가가 급등하자 B씨는 곧 주식을 팔기 시작했다. 고작 하루 만에 B씨는 수백만원을 손에 쥐었다.
1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본부. 10여명의 사이버감시팀 직원들이 뚫어져라 컴퓨터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었다. 한쪽 벽면에는 커다란 모니터 6개에 증권 관련 각종 정보가 실시간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임무는 어디에선가 보이지 않게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는 ‘검은손’을 찾아내는 것이다.
인터넷 증권게시판에서 활발히 오가는 얘기, 매수 계좌가 쏠리는 종목들, 전문가 추천 종목의 실시간 시세 정보 등이 쉼 없이 올라왔다. 특정 검색어로 걸러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의 정보도 모니터링됐다.
● 추천·매수 급증 종목·SNS 정보 등 모니터링
사이버감시팀은 인터넷 환경에서 날로 진화하는 증권범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13년 2월 만들어졌다. 단순 감시뿐만 아니라 증권방송,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한 불공정거래도 들여다본다. 1994년 지금의 시장감시시스템이 도입된 지 20여년 만에 이룬 체계다.
시장감시본부 관계자는 8일 “시장의 매매 트렌드가 바뀌면서 불공정 행태도 그에 따라 변화한다”면서 “새로운 감시기준 개발을 꾸준히 하고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가 독자 개발한 시장감시시스템은 2011년 필리핀 등으로 수출도 시작했다.
2000개가 넘는 주식 상장 종목과 각종 파생상품 등을 24명 정도의 감시 인력이 담당한다. 산술적으로 1인당 100여개가 넘는 종목을 하나씩 감시할 수는 없지만 고도화된 시스템이 각 종목의 이상 징후를 감지해내면 담당 직원이 좀 더 면밀히 조사하는 방식이다. 주가 등락이나 거래량 변화 등 기준에 따라 이상 징후가 포착되지만 구체적 기준은 보안사항이다. 악용 우려가 있어서다.
시장감시본부 자체도 국가정보원과 같은 국가보안시설이라 내부 촬영이 철저히 통제된다.
증권범죄는 시대에 따라 양상이 조금씩 달라진다. 최근엔 인터넷의 발달로 SNS, 포털사이트,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이용한 사이버 부정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주로 SNS 단체 채팅 등을 통해 최신 정보를 주고받거나 작전을 짠다. 짧은 시간에 많은 수익을 올리고 빠지거나 동시에 다수 종목을 거래하는 것도 트렌드다. 이런 변화는 통계로도 나타난다.
지난해 시장감시위원회가 금융감독원에 통보한 불공정거래 혐의 건수는 전년보다 56건 줄어든 132건이었지만 관련 종목 수는 오히려 33종목 늘어난 289종목이었다. 발행시장에서는 공모 사기, 가장 납입 등 범죄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승범 시장감시제도팀장은 “SNS, 포털사이트 등을 이용한 사이버 부정거래가 급증하고 시세조종뿐만 아니라 종목을 추천한 사람 등이 연관된 형태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 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 매매해도 증거 찾아내...
더욱 교묘해진 검은손의 실체를 밝히기 위한 조사 기법도 첨단화되고 있다.
지난 8월 삼성테크윈 전직 임직원들이 미공개 정보를 주식 매매에 이용한 사실을 밝히기 위해 자본시장조사단은 디지털포렌식 기법을 처음 도입했다. 이는 컴퓨터나 노트북, 휴대전화 등 각종 디지털 기기에 남아 있는 통화기록, 이메일 기록 등의 데이터를 모두 복구하고 분석해 관련 증거를 확보하는 첨단 조사기법이다. 일종의 ‘디지털 해부’이다.
최근 스타 증권맨들을 줄줄이 무릎 꿇린 것도 바로 이런 최첨단 ‘디지털 해부’ 기법이 있어 가능했다. 지난달 상장사 대표와 짜고 시세조종을 한 뒤 시간 외 대량 주식을 매각하는 등 이른바 ‘블록딜’ 작전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전·현직 증권맨 16명은 증선위 조사 과정에서 불공정 매매뿐만 아니라 금품을 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황 현일 자본시장조사단 사무관(변호사)은 “그동안은 불공정거래 행위가 포착되더라도 범죄 의도를 밝히기 쉽지 않았지만 디지털포렌식 기법을 활용하면 그 흔적들이 고스란히 드러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 불공정 행위 檢 고발 그쳐 제재 실효·권위 떨어져...
최근에는 제보를 받고 기획조사를 통해 불공정거래를 적발하는 일도 많다. 앞서 증권 사이트 운영자 B씨도 제보로 적발된 사례다. 신빙성 있는 제보라고 판단한 사이버감시팀은 100만원가량의 사이트 가입비를 지불하면서 범행을 추적했다. 거래소와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들어온 불공정거래 제보 건수는 41건, 포상금은 2억 526만원이었다.
최대 포상금액은 금감원과 거래소가 각각 20억원이다.
증권범죄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이 커지면서 감시와 제재도 더욱 강화되고 있지만 이에 비해 증선위의 역할이 미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본시장조사단에서 불공정 행위를 적발하더라도 검찰 고발을 통해 형사 처벌을 기다리는 것 외에는 다른 조치가 없어 제재의 실효성과 권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미국과 일본 등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형사 처벌 외에도 증선위 차원에서 과징금 등 금전적 행정 제재를 물리고 있다. 고의성이 인정되면 선량한 투자자들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까지 청구하기도 한다.
● 형사처벌로는 한계... 징벌적 과징금·손배제 필요...
올해 7월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기존의 증권범죄 유형(미공개 정보 이용, 시세조종, 부정거래)에 시장질서 교란행위를 추가하고 이 행위에 대해서는 증선위가 과징금을 물릴 수 있도록 했다. 예컨대 미공개 정보를 직접 누설하지 않더라도 간접적으로 정보를 이용하거나 시장에 영향을 가져온 투자자에 대해서는 형사처벌이 아닌 행정 조치를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주요 불공정 거래 행위와 1차 미공개 정보 습득·유출자에 대해서는 과징금이 아닌 형사 조치만 하도록 돼 있어 한계가 있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은 “형사 처벌만으로는 증권범죄를 막기에 역부족”이라며 “징벌적 과징금 등 제재를 추가 도입하고 증권업계 스스로 자율규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출처 : 2015년11월14일 서울신문 )
자본시장조사단 설립 2주년... 사건처리 기간 '단축'
- 사건처리기간 기존 223일→66일로 단축... "외국인 불공정 거래 조사 역량도 강화할 것"
자본시장조사단 설립 이후 사건처리 기간이 이전보다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과의 공조를 통해 조사 효율성도 높였다는 설명이다. 17일 금융위원회는 자본시장조사단이 설립된 이후 사건분류 및 패스트트랙 제도 운영 등을 통해 사건처리 기간이 크게 단축됐다고 밝혔다. 자본시장조사단은 '주가조작 등 증시 불공정거래 근절 종합대책' 일환으로 지난 2013년 9월 설립됐다.
금융위에 따르면 조사단 설립 이전 사건처리 기간은 약 223일에 달했으나 설립 이후에는 평균 66일로 그 기간이 30% 가까이 단축됐다. 아울러 사건의 중대성 및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중요사건과 일반사건으로 분류해 처리함으로써 업무처리 효율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중요사건은 금융위 자본시장조사단에서, 일반사건은 금융감독원 자본시장조사국에서 조사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자본시장법상 조사공무원이 활용할 수 있는 현장조사권 및 강제조사권을 적극 활용했다"며 "검찰과 공조를 통해 첨단 디지털 포렌식 조사기법을 도입하는 등 조사 효과성도 높였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금융위 자본시장조사단이 적발한 주요 사건으로는 △상장사 IR팀이 기관투자자에게 차별적으로 정보를 사전제공한 행위 △연기금 운용역이 매수예정 종목을 공모자에게 알린 행위 △회계사가 감사정보를 이용해 피감법인 주식을 매매한 행위 △대기업 집단간 계열사 매각 정보를 이용해 매매한 행위 등이다.
이밖에 금융위는 또 국제증권감독기구(IOSCO) 집행위원회 가입을 통해 국경간 불공정거래 조사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금융위 관계자는 "합리적 규제 운영과 적극적 예방활동을 통해 기존 불공정거래 규제의 공백을 해소할 것"이라며 "관계기관 또는 해외 감독당국과의 적극적 공조체계를 통해 시장질서를 바로 세우는 한편 외국인의 불공정 거래에 대해서도 조치가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출처 : 2015년9월15일 머니투데이 )
금융정보분석원
Korea Financial Intelligence Unit
金融情報分析院
범죄단체의 자금세탁, 기업들의 불법적인 비자금 조성, 탈세 및 외화 밀반출 등 불법적인 자금의 흐름을 파악하고 이를 막기 위해 전반적인 자금거래 흐름에 대한 분석 및 조치를 담당하고 있으며, 은행 등 금융회사로부터 자금세탁과 관련한 혐의가 포착되면 정보를 수집해 분석한 후 혐의가 짙으면 검찰 등 수사기관에 제공한다.
2001년 9월 자금세탁 방지와 관련한 2개 법안이 국회에서 의결되어 공포되었다.
같은 해 11월 특정금융거래보고법 시행령이 대통령령으로 공포되어 재정경제부 소속기관으로 설립되었다. 이에 따라 은행 등 금융회사들은 2,000만 원 이상의 금융거래 중 자금세탁 행위가 의심되는 경우 금융정보분석원에 보고하도록 의무화되었다. 2008년 금융위원회 소속으로 이관되면서 공중협박자금 조달금지 영역까지 업무가 확대되었다.
범죄단체의 자금세탁, 기업들의 불법적인 비자금 조성, 탈세 및 외화 밀반출 등 불법적인 자금의 흐름을 파악하고 이를 막기 위해 전반적인 자금거래 흐름에 대한 분석 및 조치를 담당하고 있으며, 은행 등 금융회사로부터 자금세탁과 관련한 혐의가 포착되면 정보를 수집해 분석한 후 혐의가 짙으면 검찰 등 수사기관에 제공한다.
2000년 2월 재정경제부에 금융정보분석원 구축기획단이 설치되었다.
2001년 9월 자금세탁 방지와 관련한 2개 법안이 국회에서 의결되어 공포되었다. 같은 해 11월 특정금융거래보고법 시행령이 대통령령으로 공포되어 재정경제부 소속 기관으로 설립되었다. 이에 따라 은행 등 금융회사들은 2,000만원(외화는 1만 달러) 이상의 금융거래 중 자금세탁 행위가 의심되는 경우 금융정보분석원에 보고하도록 의무화되었다.
2002년 11월 42개 증권사에 혐의거래보고 프로그램을 배포했다.
2008년 금융위원회 소속으로 이관되면서 공중협박자금 조달금지 영역까지 업무가 확대되었다. 공중협박자금이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또는 외국정부(국제기구 포함)의 권한 행사를 방해하거나 공중을 협박할 목적으로 하는 일정한 유형의 폭력·파괴 행위에 이용하기 위해 모집·제공되거나 운반·보관된 자금이나 재산을 의미한다.
2002년 3월 벨기에 금융정보분석원과 양해각서(memorandum of understanding/MOU)를 체결한 것을 시작으로 미국·일본·영국·중국 등 47개국 금융정보분석원과 MOU를 체결하여 국경간 거래를 이용한 자금세탁 혐의가 있는 금융거래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조직은 원장 밑에 기획행정실·제도운영과·심사분석실·심사분석1~3과로 나뉘어 있고 건전한 금융 시스템 조성, 자금세탁 및 금융범죄 예방 역량 극대화, 국제협력 강화를 핵심목표로 추진하고 있다.은행 등의 금융기관이 금융정보분석원에 통보해야 하는 혐의거래에 정형화된 가이드라인은 없으나,
매출이 월 10억 원밖에 되지 않은 기업 계좌로 어느날 갑자기 100억 원의 현금이 입출금됐다거나, 소득이 별로 없는 개인 계좌에서 고액의 현금이 입금 당일 인출됐다거나 하면 대부분 통보해야 한다.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대로 97번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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