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안 개구리처럼 큰 것을 보지 못하고 '대박' 노리다 자멸 한 금융회사에 다녔던 H씨는 “큰 것 한방을 노리다 은행 빚만 잔뜩 떠안았다”며 주식투자에서 실패한 경험을 담담하게 털어놓는다. 그는 ‘IT(정보기술)버블’이 화려한 불꽃을 터뜨리고 하락하기 시작하던 2000년 2월에 새롬기술을 샀다가 엄청난 손해를 봤다. H씨가 새롬기술 주식을 산 것은 2000년 2월 하순. 그해2월18일 장중에 30만8000원(액면이 500원이니까 5000원 기준으로 하면 308만원)까지 올랐던 새롬기술 주가가 21만원대까지 떨어졌을 때다. 불과 3일 사이에 30%나 폭락하자 반등을 기대하고 은행에서 대출까지 받아 이 주식을 샀다. 그의 ‘도박’은 잠시 동안 짜릿한 기쁨을 안겨줬다. 그가 산 뒤 이틀 동안 상한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그 뒤에는 눈뜨고는 볼 수 없는 참극이 벌어졌다. 중간 중간에 상한가로 유혹하며 개미들을 끌어들였지만 순식간에 7만원대로 폭락했다. 주가가 불과 한 달 만에 3분의 1토막 나 버렸다.
고질병7 대박환상병 ‘대박’을 터뜨리겠다는 욕심과 환상이 개미(소액 개인투자자)들을 파멸의 구렁텅이로 내몰고 있다. ‘대박 종목’을 족집게처럼 찍어준다는 투자설명회와 ARS 서비스에 개미들의 발길과 ‘귀길’이 끊이지 않는다. 객장에서 바람처럼, 연기처럼 떠도는 루머를 뒤쫓아 다니며 ‘한방’ 터지기를 바라는 ‘로또식 투자’를 되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냉정하게 곰곰이 생각해 보라. 확실하게 100% 수익을 낼 종목이 있다면 자기가 직접 그 주식을 사지 무슨 자선사업을 한다고 남에게 알려주겠는가. 연5~6% 정도, 높아도 연9% 정도면 은행에서 돈을 빌려 직접투자하면 이자를 내고도 원금만큼은 금세 벌 수 있는데, 고작 몇 푼의 강의료나 ARS 이용료를 받고 ‘천기(天機)’를 누설하겠는가 말이다.
경제학 교과서에 ‘공짜 점심은 없다’는 말이 나온다. 이 세상에서 무슨 일을 하든, 그것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는 것이다. ‘대박’의 대가는 ‘쪽박’이라는 것은 역사상 수없이 되풀이되는 ‘거품’에서 확인된다. 가까이는 1999~2000년에 맛 본 ‘IT버블’에서 70년대말의 건설주 파동은 기억이 생생하다. 1600년대의 네덜란드 ‘튤립 버블’과 1920년대 미국의 ‘폰지게임’ 등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의아하게 생각하지만, 매일매일 되풀이되는 ‘대박 환상병’ 환자들의 한방추구를 보면 언제라도 가능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이닉스반도체(옛 현대전자) 미래와 사람(옛 군자산업) 선도전기 LG카드 등등 …. 대박 환상병에 걸린 개미들을 ‘파산’으로 이끈 종목은 수없이 많다.
주식투자에도 ‘역설의 법칙’이 적용된다. 골프공을 멀리 보내려면 강하지 않고 약하게(부드럽게) 쳐야(스윙) 하고, 여자 친구를 잘 잡으려면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 하며, 주식투자로 돈을 벌려면 돈 벌(많은 돈을 벌겠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나 회사채 수익률보다 2배 정도 수익을 내겠다는 편한 마음으로 주식투자를 하면 연간 20~30% 수익은 그다지 어렵지 않게 얻을 수 있다. 대박을 노리다 쪽박을 차고 증시에서 퇴출될 것인가, 아니면 욕심을 버리고 20~30%의 수익을 올릴 것인가. 그것은 전적으로 투자자 스스로의 선택에 달려 있다. 주식투자로 전세계에서 2번째 부자가 된 워렌 버핏도 해마다 100% 이상의 대박 투자에 성공한 것이 아니라 20% 안팎의 꾸준한 수익률을 올려 엄청난 재산을 모았다. 고질병8 우물 안 개구리병
울산에 사는 J씨는 1996년부터 2000년까지 “A 주식이 오를 것 같아 샀다. B 주식은 느낌이 좋지 않아 팔았다”는 전화를 자주 했다. 어떤 때는 “꿈에 C 주식을 사서 많은 수익을 올려서 개장 동시호가에 주문을 내서 그 주식을 샀으며, D 주식 주가가 폭락해 어쩔 줄 모르다 눈을 떠보니 식은땀이 흥건했다”는 말도 했다.
지금은 연락이 안되고 있지만 (내가 그동안 증권을 담당하지 않은 탓도 있을 것이나) ‘육감(肉感)’에 의존한 투자로 많은 손해를 입었을 것으로 생각돼 마음이 아프다. 그런 전화를 받을 때마다 ‘느낌(feeling)에 따라 주식투자를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는 얘기를 했지만, 결론을 내려놓고 확인받기를 원하는 자세를 바꾸지 않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한국 경제와 증시는 문이 활짝 열려 있어 외국인들은 거의 아무런 제한 없이 투자할 수 있다. 외국인들은 한국 개미는 물론 기관들도 잘 알지 못하는 분석기법과 엄청난 돈을 갖고 있다. 올 1월에는 4조원 넘게 순매수했으며 최근 4일 동안에도 1조원 넘게 순매수하는 괴력을 갖고 있다. 그런데도 육감의 의존해(물론 개미들 모두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주식투자에 나서는 것은 ‘나를 맛있게 잡수십시오’라며 외국인에게 상납하는 것과 다름없다. 외세(外勢)들이 몰려오는데도 ‘쇄국(鎖國)’을 고집하다 나라를 송두리째 뺏겨버린 구한말 선조들의 ‘우물안 개구리 병’을 그대로 되풀이하는 것. 주식시장은 수백만 명의 투자자들의 (돈을 많이 벌겠다는) 탐욕과 (돈을 모두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두려움과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희망과 (계속 떨어질 것이라는) 비관 같은 심리(心理)는 물론, 유가(油價) 환율 금리 물가 같은 거시경제변수와 기업이익 지배구조 경영자능력 업종동향 등 미시적 변수, 그리고 주식을 사려고 하는 돈의 양(수요)과 주식을 팔거나 새로 발행하는 주식의 수(공급) 등 수많은 변수들이 아우러진 곳이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이 세상에는 돈과 권력 및 의지로 잘 되지 않는 것이 3가지 있는데 자식교육과 골프, 그리고 주식투자라는 말까지 있다. 이런 주식시장에서 봄날 처녀 마음처럼 수없이 변하는 주가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성공하는 투자자들은 주가를 ‘예측(豫測)’하려고 하지 않고, 손실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끊으려고 ‘관리(管理)’하는 데 중점을 둔다.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정 건용(鄭健溶) 전 산업은행 총재는 “가장 무서운 사람은 마음을 비운 관료”라는 말을 자주 한다. “자리 욕심을 버리고 주어진 일만 하려고 하면 바람을 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그의 말은 ‘주식투자에서 가장 무섭고 성공하는 사람은 편견(偏見)을 버린 사람’이라고 응용할 수 있다. 주식시장은 어느 한 사람의 의지나 희망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내가 세운 논리대로 주가가 움직이지 않을 때는 ‘내가 뭘 잘못하고 있는 게 틀림없다’는 열린 마음을 갖고 주변 상황을 점검해야 한다. 미국의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인 도로시 리즈는 질문에는 7가지 힘이 있다 했다. 질문을 하면 답을 들을 수 있고, 생각과 상상력을 자극하며, 정보를 얻는다. 또 질문은 혼란스러운 상황을 정돈되게 만들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열게 하며, 귀를 기울이게 한다. 마지막으로 스스로 설득이 된다. 끊임없이 질문해서 해답을 찾으려는 사람은 성공하는 반면 좁은 우물에 갇혀 내 생각을 고집하는 닫힌 생각을 가진 사람은 실패한다는 게 역사의 철칙(鐵則)이다. 개미들의 10대 불치병⑤ 글쓴이: 게 코| 조회수: 318|2004-07-30 13:28 자포자기식 선물-옵션 몰빵지르기와 外人 반대.. 퇴출 앞당겨...
대전에서 작년에 주식투자로 50% 수익을 올린 이영경씨(가명)는 1998년 2월 3000만원으로 주식투자를 시작해 2001년 말에 30억원을 만들었다. 약 4년 만에 100배의 수익을 낸 전설적인 성공투자자다. 주식투자에서 입신(入神)의 경지에 오른 그는 그러나 절대로 주가지수선물이나 옵션은 쳐다보지도 않는다. “선물이나 옵션은 머리가 좋은 사람들만 하는 것이어서 자기처럼 머리가 좋지 않은 사람은 상대하지 않는 게 돈 버는 것”이라며 겸손해 한다. 고질병9 선물?옵션 몰빵 지르기 병 개미들이 이씨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으면 적어도 쪽박차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현물 투자에서 손해를 본 개미들은 ‘이제 한방밖에 없다’는 심정으로 선물?옵션 시장으로 몰려든다. SK증권 박용선 종로지점장은 “선물이나 옵션은 증거금률이 15%로 현물(40%)보다 낮고 가격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잘만하면 현물에서 잃은 돈을 한꺼번에 되찾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개인투자자들이 지수?옵션 투자를 시작한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선물-옵션 투자를 하기 위한 선물예수금은 12일 현재 3조3990억원으로 작년말보다 4423억원 늘어났다. 반면 현물투자를 위한 고객예탁금은 같은기간 9조5436억원에서 9조4384억원으로 1052억원 감소했다. 종합주가지수는 상승했지만 현물투자에서 손실을 입은 개인들이 현물시장을 떠나 선물-옵션 시장으로 옮긴 것으로 분석된다. 주식투자에도 바둑이나 태권도처럼 수가 있다. 주식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람은 9급인 불주(不株)이며 주가 챠트를 분석하면서 투자하지만 아직도 운에 좌우되는 용기(用技)는 1급이다. 겨우 제 한몸 지킬 수 있는 수졸(守拙)은 1단이며 입신의 경지인 9단은 승부의 세계를 초월한 신(神)의 경지로서 주식과 돈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색즉시공 공즉시색(色卽是空 空卽是色) 수준이다.
태권도를 처음 배우기 시작한 꼬마들은 3~4개월 지나면 이곳저곳에 발길질을 해댄다. 아버지나 형, 누나는 말할 것도 없고 동생들에게 끊임없이 주먹질과 발길질을 한다. 맛보기로 배운 태권도가 신기하기도 하고, 이만큼 배웠다는 것을 과시하고 싶어서일 것이다. 주식투자에서도 초보자들이 요란하다. 묘하게도 주식투자를 처음하면 얼마동안은 돈을 번다.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조심성을 갖고, 몇 번씩 확인해보고 주식을 사니까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몇 번의 매매에서 계속 돈을 벌면서부터 비극이 시작된다. ‘주식투자가 매우 어려운 줄 알았더니 별 것 아니다’는 자신감을 넘어 자만감이 생긴다. 이때부터 투자금액을 늘리고, 대박-물타기-안달-낙폭과대 저가대형주 선호 등 ‘개미들의 10대 불치병’에 감염된다.
그들이 그런 고질병을 고치는 것은 주식투자할 돈이 더 이상 없을 정도로 완전히 잃어 증시에서 퇴출될 때다. 알콜 중독자나 흡연자들이 ‘죽을 병’에 걸린 뒤에야 겨우 술과 담배를 끊는 것과 비슷하다. 버스 지나간 뒤에 손드는 것처럼 이미 때가 늦었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특히 선물-옵션 시장은 적은 금액으로 많은 투자를 함으로써 레버리지가 높기 때문에 손해를 보았을 때 손실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현물을 현금으로 샀으면 주가가 아무리 떨어지고, 오를 때까지 기다릴 수 있다. 하지만 선물-옵션은 가격이 떨어지면 중도에 증거금을 더 내야 하고 내지 못하면 강제로 퇴출된다. 걸음마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아이가 나는 것은 불가능하다. 현물 투자방법도 잘 모르는 개미들이 선물?옵션에 발을 들여놓으면 결과는 너무 뻔하다. 고질병10 외국인과 거꾸로 하기 병
1992년 증시가 개방된 뒤 외국인들은 개미들에게 성공투자의 모범답안을 보여주었다. 외국인의 투자원칙은 매우 간단하다.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업종 대표주와 △내수주 가운데서 내재가치에 비해 아직 주가가 오르지 않은 종목을 △중장기적인 시각을 갖고 사되 △여건이 달라져 주가가 떨어지면 사전에 정해놓은 규정에 따라 확실하게 손절매 한다는 게 그것이다.
외국인의 투자과정은 시스템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개미들처럼 감정에 휘말리지 않는다. 주식투자에서 성공을 한 대전의 이경영씨, 서울 테헤란로의 N씨와 L씨, 한때 현물과 선물에서 많은 돈을 번 서울 가락동의 S씨 등등.... 이들의 공통점은 외국인들을 철저히 있는 그대로 베낀다는데 있다.
N씨는 “외국인들은 한국 기관은 물론 개인들보다 훨씬 앞선 분석기법으로 훨씬 많은 정보를 갖고 투자종목을 선정한다”며 “외국인이 사기 시작하는 주식을 따라 사서 주가가 오른 뒤 파는 것만 되풀이해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밝힌다. 이 경영씨도 외국인이 손대지 않는 종목은 별다른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머니투데이(http://www.moneytoday.co.kr)-끝(End) 최 권욱 코스모투자자문 사장은 “주식투자는 기업을 경영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말을 자주한다. 아니 어떤 면에서는 회사 경영보다 더 유리하다. 직접 설립해서 경영하려면 많은 돈이 들고, 노조 문제 등으로 고생을 하지만 주식 투자는 좋은 회사 주식만 골라 사고, 문제가 있으면 팔아치우면 되기 때문이다. 주식시장도 테마와 유행에 휩쓸릴 때가 많다. M&A(기업인수합병), 자산주, 조류독감과 광우병 등을 재료로 주가가 순식간에 5배, 10배 오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테마와 유행은 짧고 펀더멘털은 영원하다. 우리가 아플 때 의사를 찾아가고, 소송 문제에 휩쓸렸을 때는 변호사를 찾아간다. 비록 의료비와 수임료가 비싸지만 그들의 경험을 활용해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지불한다. 주식투자를 하면서 잘못된 습관으로 ‘10대 고질병’에 걸린 개미들도 하루빨리 전문가를 찾아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것이 귀찮고 할 수 없다면 일찌감치 계좌에서 돈을 빼내 증시를 떠나는 게 돈을 버는 지름길이다... 이게 위 열가지 병에 대한 진정한 처방일 수도 있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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